김일성의 업적을 기리는 내용의 서적을 학생들에게 읽게한 후 감상문까지 쓰게 한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지검 공안부(부장검사 이태승)는 지난 2005~2010년 사이 ‘국문학사’ 등의 전공 개설 과목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북한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읽게한후 감상문 성격의 리포트를 쓰게 한 울산의 모 종합대학 국어국문학과 이 모 교수(55)를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세기와 더불어’는 1992년 김일성 80회 생일을 계기로 평양의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으로 법원이 ‘이적 표현물’로 판단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수강학생들 가운데 김일성을 찬양하는 감상문을 제출한 학생들에게는 ‘A 또는 A+’, 이와 상반된 의견을 개진한 학생에게는 ‘B’ 학점을 부여하는 등 학점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종북 의식을 주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수업시간중 김일성을 ‘장군님’으로 호칭하게 했고, 김일성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학생에게는 퇴실시킨 사례도 있었다는게 검찰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이 수업을 받은 학생은 380여명에 이른다. 이 교수 영향을 받아 이적표현물 제작 등을 한 대학생 2명은 잘못을 인정, 반성하는 점을 참작해 기소 유예됐다.

이 교수는 1991년부터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이적단체인 범민련 대경연합 관계자 등과 교류하고, 북한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등에서 김일성 회고록, 주체사상 총서 등 북한 원전 200여건을 입수해 교수실에 보관 탐독하면서 북한 주체사상에 깊이 빠져든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