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간부 등 조합원 5명이 파업 중에 또 도박판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오후 4시부터 약 5시간 동안 울산 북구의 한 식당에서 판돈 830만원 상당을 놓고 속칭 ‘섯다’ 도박을 한 노조 대의원 A씨와 조합원 4명 등 모두 5명을 도박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노조의 금속노조 총파업 지침에 따라 주·야간 각 4시간과 2시간 잔업 거부를 진행하던 날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 노조간부를 비롯한 조합원들의 도박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달 전에도 노조 대의원을 포함한 노조원 8명이 도박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해에는 현대차 내부감사에서 전ㆍ현직 노조간부를 포함한 100여명의 노조원들이 근무시간 중 사이버 도박을 벌이다 적발됐다. 앞서 2009년에는 현대차 아산공장 노조 집행부가 일부 노조간부의 도박사건과 관련해 총사퇴했다.

파업 중인 현대차 노조간부와 조합원들의 도박사건이 잇따르자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울산 북구 매곡동의 한 부품업체 근로자 김충식 씨(45)는 “중소 협력업체들은 현대차 노조의 파업 폭탄에 피눈물을 흘리는데 파업 중에 도박판을 벌이는 것은 배부른 노조의 이중적 모습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대차 한 노조원은 “잊을 만하면 파업 중 도박사건이 터지니 같은 조합원이지만 부끄러워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