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 작가의 책과 강연 내용, 목소리 등을 학습해 독자들에게 상담을 해주는 '작가 챗봇'이 나왔다. 국내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는 <모녀의 세계> 저자 김지윤 작가의 페르소나 챗봇을 업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30일 밝혔다. 관계 심리 전문가인 김 작가가 쓴 <모녀의 세계>는 복잡 미묘한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다룬 책이다. 작가가 극심한 불면증의 원인을 찾던 중 예기치 못하게 과거 돌아가신 엄마와 마주하게 되는 사연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밀리의서재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마인드로직과 협업해 김 작가의 페르소나 챗봇을 개발했다. 페르소나 챗봇은 AI 챗봇에 가상의 인격을 부여하고 지식을 학습시켜 직접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 작가의 챗봇은 작가의 도서 내용부터 강연 내용, 목소리 등을 학습한 뒤 독자와 직접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모녀 관계와 관련해 작가에게 직접 상담받고 싶은 독자가 챗봇에 질문을 던지면, 챗봇은 마치 김 작가가 직접 대답하는 것처럼 독자의 고민에 위로와 맞춤형 해법을 제시한다. 이같은 시도는 독서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취지다. 책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독자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방은혜 밀리의서재 AI 서비스 본부장은 "업계 최초로 공개하는 페르소나 챗봇은 기존 챗봇의 활용 범위를 독서 콘텐츠로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독서 콘텐츠와 AI 기술 연계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20세 청년 임윤찬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햇살이 모든 생명의 기운을 푸르게 가득 채운 5월 말.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센다이(仙台)에 위치한 히타치 시스템즈 홀 센다이 (Hitachi Systems Hall Sendai)에서 지휘자 ‘타카세키 켄 (高関 健)’이 이끄는 ‘센다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5월 24일, 25일 양일간 ‘쇼팽 피아노 협주곡 No. 2 in F Minor, Op. 21 (이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했다. 청춘을 계절에 덧댄다면, 아마 이즈음일 텐데. 구릉성 산지와 목초지로 둘러싸인 센다이는 신록이 만연했고, 선선한 바람도 불어, 19~20살 즈음 청년 ‘쇼팽’이 작곡했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많이 알려진 대로 이 곡은 쇼팽이 짝사랑했던 ‘콘스탄치아 글라드코브스카 (Konstancja Gladkowska)’를 향한 애절한 감정을 오선지에 써 내려간 곡이다. 쇼팽은 이 곡을 ‘피아노 협주곡 1번’보다 먼저 작곡했지만, 출판 순서를 미루어 2번으로 정했다. 곡이 완성될 당시 쇼팽은 고국인 폴란드의 붕괴를 경험했고, 파리로
2002년 2월 24일.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이 경기 중 쓰러졌다. 지난 수년간 무릎에 차오른 물 때문이었다. 염증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활액이 과다 분비되며 무릎 주변이 심하게 붓게 된 것이다. '농구의 황제'로서는 안타까운 퇴임식이었다. '에어 조던'이란 별칭으로 불렸던 압도적인 점프력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도 물 건너 갔다. 하지만 해부학자인 이재호 저자는 조던의 무릎에서 세월의 흔적을 읽었다. 알리의 주먹, 김연아의 발 등 스포츠 영웅들의 뼈와 살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노력했던 그들의 나이테나 다름없기 때문이다.<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는 스포츠에 담긴 인체의 속성을 해부학의 언어로 풀어쓴 책이다. 복싱과 태권도, 축구, 골프 등 하계 올림픽 28개 종목을 선별했다. 오는 7월 26일부터 열리는 파리 올림픽의 감동을 제대로 느끼기 위한 사전지식을 든든히 챙겨줄 만한 책이다.스포츠나 해부학에 관한 고리타분한 개론서가 아니다. 각 종목에 담긴 선수들의 노력과 고뇌의 에피소드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문화예술 포털 아르떼에 '미술관 속 해부학자' 칼럼을 정기 연재하는 이재호 저자 특유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한몫했다.저자가 미술 못지않게 관심을 둔 분야는 스포츠다. 해부학과 스포츠는 오래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고대 로마의 의학자 갈레노스가 콜로세움 주치의로 일하며 검투사들을 치료한 게 해부학의 시작이었다. 체조(gymnastics)의 어원도 '벌거숭이'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gymnos'다.책은 1964년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복싱 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