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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大·中企 '인력풀'이 진짜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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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인재 유출로 中企 경영애로
    공동 인력양성으로 돌파구 찾고
    소규모 기업에도 참여 길 넓혀야

    박영범 <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
    몇 달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기업에서 빼갈 경우 인력을 양성한 중소기업에 해당 근로자의 능력개발 기여분을 상환시키는 방법을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다소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을 채용하는 대기업에 소위 ‘이적료’를 부과하는 것이 개인의 직업선택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고,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보다 좋은 직장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욕구를 제한한다는 반대 의견 등으로 이적료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고용부 장관이 고액의 연봉을 받는 프로 운동선수들에게 부과하는 이적료를 기업 간 인력이동에도 적용할 생각을 할 정도로 많은 우리나라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이 인력 유출로 고통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 25%의 중소기업이 다른 기업들의 기술인력 스카우트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36%의 기업이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으로의 기술인력 유출이 더욱 문제가 된다고 대답했다. 특히 호황인 업종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기술인력 스카우트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관련된 프로그램 개발, 금형, 기계 업종에서 대기업의 인력 빼가기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추계에 따르면 숙련 형성이 상대적으로 긴 금형의 경우 일정 수준의 숙련이 형성되는 데 소요되는 6년간 인력양성에 들어가는 총비용은 3억6000만원, 해당근로자의 생산액은 2억1000만원으로, 6년간의 양성 뒤 그 인력이 다른 직장으로 떠나면 기업에 1억5000만원의 순손실이 발생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기술직의 이직률이 낮고, 중소기업들은 이직의 두려움 때문에 능력개발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아 대·중소기업 간 기술직의 능력개발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기업 간 인력 유출을 완화할 목적으로 업종별 협의회가 일찍부터 발달한 서구의 경험에서 보듯이 인력개발 투자의 공공재적 성격 때문에 개별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재직 근로자의 교육, 훈련에 대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다른 회사의 숙련된 인력을 빼오려는 경향이 있다.

    현재 세계 경제의 운명을 쥐고 흔들고 있는 독일의 경우, 지역 상공회의소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인력양성 및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 독일 산업 경쟁력의 주요 원천 가운데 하나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해 선진국의 문턱까지 진입한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이제는 공조(共助)해 기술인력을 양성, 개발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가져야 한다.

    기술인력의 숙련 형성은 학교교육으로 이뤄지기에는 한계가 있고 오랜 기간의 현장실무 경험을 통해 축적되기 때문에 저숙련 균형이 아닌 고숙련 균형의 기술인력 양성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의 기반이 되는 대·중소기업 간 인력양성의 공동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으로는 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이나 비학위 대학을 활성화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은 능력개발을 통한 대·중소기업 간 대표적인 공동성장의 모델로 자리매김했는데, 협회 혹은 기업단체 중심형 컨소시엄을 활성화해 소규모 기업이 보다 쉽게 참여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특히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 채용 예정자들도 컨소시엄을 통해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모색돼야 한다.

    현장에서 축적한 숙련과 경력을 해당 기업은 물론 다른 기업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 운영되는 체계적 사내 훈련과정을 발전시켜 새로운 형태의 비학위 기업대학을 활성화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다.

    박영범 <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ybpark@krivet.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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