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사는 L씨(40)는 최근 수익을 내고 있는 3000여만원 규모의 주식형펀드를 해약하고 이 자금을 인덱스펀드에 집어넣었다. 조정장이 L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자 손실방어 효과가 뛰어난 인덱스펀드로 갈아탄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L씨는 스스로 ‘잘 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상승장으로 전환되면 액티브주식형일반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질텐데…’하는 불안감이 남아있다.

L씨와 같은 걱정을 하는 펀드투자자에게 전문가들이 권하는 대안은 업종대표주펀드다. 전문가들은 “업종대표주펀드는 코스피200 등 지수를 구성하는 대표적 종목들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액티브주식형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사실상 인덱스펀드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인덱스펀드와 액티브주식형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높아지는 인덱스펀드의 인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등으로 증시 조정이 이어지면서 인덱스펀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은 8조1925억원으로, 지난 5월 말(7조5481억원)보다 8.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액티브주식형일반은 38조8611억원에서 39조2843억원으로 1.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이 액티브주식형일반의 8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인덱스펀드의 손실방어 능력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이후 액티브주식형일반이 평균 1.18% 손실을 보고 있는 데 비해 인덱스펀드는 0.56%의 수익을 내고 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수익률 최상위권과 최하위권 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조사 대상 100개 펀드 가운데 ‘하이포트폴리오인덱스전환형1’이 연초 이후 2.47%의 수익률을 내 가장 성과가 좋았다. ‘한국투자인덱스1’은 수익률이 -2.45%로 가장 나빴다.

◆업종대표주 펀드가 더 낫다

에프앤가이드의 펀드유형 가운데 인덱스펀드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유일한 유형이 액티브주식테마형이다. 액티브주식테마형은 연초 이후 1.40%의 수익을 내 인덱스펀드를 앞서고 있다.

액티브주식테마형의 성과를 주도하고 있는 게 삼성그룹주펀드를 포함한 업종 대표주펀드들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LG화학 등 업종대표주 20여개 종목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1’은 연초 이후 2.67%의 수익을 올려 인덱스펀드 평균치를 앞서고 있다. 이는 인덱스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좋은 하이포트폴리오인덱스전환형1보다도 나은 성적이다.

증시 상승기의 성과가 반영돼 있는 장기수익률을 살펴보면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진다.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1은 최근 3년과 5년 수익률이 각각 48.35%와 40.81%로, 하이포트폴리오인덱스전환형1의 37.37%와 12.34%보다 앞선다. 액티브주식형일반 전체의 평균 수익률인 26.24%와 2.63%보다는 월등히 높다.

김현전 한국투신운용 전무는 “코스피200 구성종목 가운데에서도 가장 실적이 뛰어난 종목에 투자하는 업종대표주펀드는 액티브주식테마형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정제된 형태의 인덱스펀드로 볼 수 있다”며 “손실방어 능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 인덱스펀드의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