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7.6%를 기록, 12분기 만에 바오바(保八·8%대 성장률 유지)가 무너졌다고 한다. 전 세계 경제가 유럽재정위기의 충격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GDP 성장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성장률이 6분기 연속 곤두박질치고 있고, 그것도 최근 6년 평균성장률(10.1%)에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심상치 않다. 중국경제가 1년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침체되고 있다는 것은 세계경제에 소위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실 중국의 2분기 실적을 뜯어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미국과 유럽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출보다 내수에 기대를 걸었지만 상반기 소매판매 증가율은 14.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포인트 내려앉았다. TV나 자동차를 사면 보조금을 주는 것도, 지난달 3년5개월 만에 단행한 금리인하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소비부진은 생산위축으로 이어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그렇다고 2008년 금융위기 때 4조위안을 한꺼번에 풀었던 것처럼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경기부양을 하기도 어렵다. 당시 너무 많은 돈이 방출됐고 그 후유증으로 부동산에 버블이 잔뜩끼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수출 투자 등 모든 방면에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2008 금융위기 당시엔 중국이 세계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는 중국 구세론(救世論)이라도 있었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0.5%포인트 하향하는 비상상황이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예사로울 수 없다. 더구나 누군가 공짜로 성장을 보장할 것 같은 허황된 경제민주화 구호만 가득하다. 모든 정파가 대기업을 깎아내리고 뒷다리잡는, 경제적 자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경제호(號)에 울려 퍼지는 탈출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