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시종 ‘선제대응’이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금리 인하가 결정됐는데.

“통화정책은 선제적으로 하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GDP갭은 당분간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리를 인상할 때는 의사결정이 더디다. 하지만 인하 결정은 빨라야 한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력은.

“매달 상황을 봐서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인하로 금리정책에 기조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볼 수 있는가.

“이번에는 경기순환적인 측면에서 결정했다. 성장률 전망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보다는 대외 상황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당국의 노력으로 봐달라.”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는 없나.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제로다. 내년에는 0.03%포인트 정도 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 자체로는 심각한 영향이 아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도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나.

“통화당국 입장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곤혹스런 상황이다. 정책당국으로서는 당연히 감안해야 하는 현상이다.”

▷외국계 자금 유출입 확대를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나.

“자본시장은 명목금리에 따라 단기적으로 움직인다. 국내외 금리 격차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중요한 변수는 아니었다.”

▷지난 10일 청와대 경제금융점검회의에 참석했는데.

“서별관 회의는 필요에 따라 참석한다. 금리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 성장의 ‘ㄱ’자도 말 안했다. 사전 협의는 없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판단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은 아닐 것이다. 중국 당국의 전망치인 7.5%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는 8% 사이에 있을거다. 한국에는 중국이 수출위주의 성장을 할 때가 더 좋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형태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 GDP갭

잠재GDP와 실질GDP 간의 격차를 말한다. 잠재GDP는 물가상승을 가속화시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능력을 말한다. 실질GDP가 잠재GDP를 웃돌면 ‘인플레이션 갭’, 밑돌면 ‘디플레이션 갭’이라 부른다. 디플레이션 갭에선 금리 인하 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 올리는 정책을 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