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생산자물가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농림수산품도 계절적 성수기로 출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1.4% 하락했다. 2008년 12월에 전달 대비 1.7% 하락한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품목별로는 공산품이 1.6% 하락했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석유제품(-4.9%)과 화학제품(-5.4%), 1차금속 제품가격(-1.1%)이 줄줄이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4.38달러로 전달(107.32달러)보다 12.1% 급락했다. 임수영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농림수산품도 전달 대비 5.9% 하락하면서 3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가뭄에 따른 채소 가격 상승이 우려됐지만 실제로는 공급이 늘면서 12.3% 하락했다. 한은은 이번 가뭄의 영향이 7월 생산자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실과 수산식품도 각각 9.9%, 2.6% 떨어졌다.

전력·수도·가스는 전달 대비 0.1% 오른 반면 서비스는 0.2% 내렸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생산자물가지수는 0.8% 상승에 그치며 2009년 11월 0.4% 하락한 이후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는 당분간 안정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와 곡물가가 반등했으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가격 상승의 부정적 영향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