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풍수] 지맥이 끊기면 땅값이…
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를 타고 경기 성남시 소재 경원대 앞에 이르면 두 개의 터널이 생뚱맞게 시야를 가로막는다. 그곳은 산이 없는 평지라서 터널이 있을 필요가 없다. 야생동물의 이동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에코브리지’도 아니다. 그럼에도 시멘트로 지어진 컴컴한 터널 안은 한 낮임에도 전등이 환히 켜져 있다.

두 터널 사이의 서쪽 산기슭에는 몇 기의 묘가 상하로 조성돼 있는데 조선시대 영의정에 추증된 N 선생의 것이다. 명당이라 소문이 난 묘는 남쪽의 영장산에서 서진한 지맥이 탄천을 만나 낮은 봉으로 솟고, 이 봉에서 동진한 지맥이 자기를 낳은 산을 다시 바라보는 회룡고조혈이다. 고속화도로를 건설하면서 청룡과 백호의 끝부분이 잘려나가자 당시 권세가인 후손의 입김에 의해 인위적으로 청룡과 백호를 보완하는 터널을 놓은 것이다.

국토 개발을 위해 도로를 건설할 때면 곳곳에서 반대하는 크고 작은 분쟁이 생긴다. 지맥이 끊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산은 지기가 저장된 생기 탱크다. 그곳의 지기는 지맥을 쫓아 상하 기복과 좌우 요동을 하며 활달한 기세로 들과 내 쪽으로 흘러간다.

지맥을 횡단해 도로가 뚫리면 마치 태풍으로 인해 나뭇가지가 부러진 것처럼 지기의 전달이 끊어지거나 약화된다. 부러진 나뭇가지에 달린 열매는 썩은 뒤 떨어지듯이 단맥이 된 터에 사는 사람도 성공하는 힘이 약해지던가 또는 피해를 당한다.

그렇다면 산줄기를 절토한 뒤 도로를 내면 지맥이 영영 끊어져 지기가 복원되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사람이 다쳐서 난 상처도 새 살이 돋아나 아문다. 절개면에 드러난 암반도 풍화작용으로 흙을 생성하고 그 위에 초목이 다시 자란다. 자연이 지기를 복원해 자기 치유 작용을 한 것이다.

지기는 흙을 따라 흐른다. 처음에는 지맥이 끊어져 흉하나 시간이 지나 절개면에 초목이 자라면 지맥이 복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일제강점기 때 끊어진 이화령의 복원 공사가 시작됐다. 이화령은 백두대간에 속하고 한강과 낙동강을 갈라놓는 분수령이다. 끊어진 대간을 터널로 연결하고 터널 위를 녹지대로 조성하는 방식이다.

[돈버는 풍수] 지맥이 끊기면 땅값이…
이 방법은 산줄기를 ‘V’자 형으로 깊게 절토해 도로를 놓을 경우 지맥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비방책이다. 향후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일환으로 백두대간 중 13곳의 단맥 구간이 연차적으로 복원될 예정이라고 한다. 복원 사업이 완료돼 전국 구석구석에 그 힘찬 기운이 이어졌으면 한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