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하이마트 품어… GS, 웅진코웨이 인수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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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등 롯데 '연합군', 반값 공세·PB상품 무장…삼성·LG 가전과 경쟁
GS, 웅진코웨이 안으면 소형가전·화장품 사업서 LG와 치열한 싸움 예고
▶ 마켓인사이트 7월6일 오후 3시 45분 보도
롯데가 하이마트를 손에 넣었다. 또 GS의 웅진코웨이 인수가 유력시되면서 가전·유통업계 판도에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유진기업, 선종구 전 회장, HI컨소시엄 등 하이마트 3대 주주가 보유한 지분 1540만주(65.25%)를 1조2480억원에 인수했다고 6일 공시했다. 주당 평균 인수가격은 8만1026원이다. 롯데는 하이마트와 기존 유통부문을 합쳐 연간 4조8800억원대 매출을 주무르는 전자제품 유통의 최강자로 떠오르면서 국내 가전의 양대축인 삼성·LG전자와 시장 주도권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웅진코웨이 인수 후보인 GS리테일은 이날 웅진그룹과 가격 및 인수조건 등 세부사항에 대해 상당 부분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주당 5만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했다. 매각대상 지분 30.9% 기준 1조2000억원 규모다.
GS가 웅진코웨이 최종 인수에 성공하면 정수기·소형가전·화장품 사업부문에서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LG와 충돌이 불가피해진다.
○롯데, 삼성·LG ‘가전 벽’ 깰까
국내 가전시장은 삼성·LG전자 상품이 70% 이상 차지하는 제조업체 독과점 체제다. 삼성·LG전자의 자체 유통 파워도 막강하다. 지난해 삼성 직영점(리빙프라자) 및 대리점 매출은 2조9300억원, LG 직영점(하이프라자)·대리점 매출은 1조8600억원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를 합친 가전유통 매출은 4조7900억원으로 하이마트(3조4000억원)를 능가한다. 유통업체는 삼성·LG 상품을 제외하고는 매장을 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업체와의 가격협상이 쉽지 않았다.
유통 강자인 롯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하이마트 인수로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유통업체 가운데 하이마트만 전국 유통망을 내세워 삼성·LG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보장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마트가 다양한 할인방식을 통해 다른 유통매장보다 싸게 팔 수 있었던 이유다. 롯데는 하이마트와 기존 마트·백화점·홈쇼핑·닷컴 가전 부문(1조4800억원)을 합친 유통파워를 앞세워 삼성·LG를 상대로 더 높은 마진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제조업체 등과 손잡고 만드는 자체상표(PB) 상품도 삼성·LG에는 위협요소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반값 TV’는 매장수와 서비스 한계로 가전시장에 미친 영향이 적은 편이었지만, 국내 최대 판매망과 서비스 조직을 보유한 ‘하이마트표 PB 상품’은 파급력이 다르다는 점에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하이마트와 통합 구매가 이뤄지면 기존 납품단가를 낮출 수 있다”며 “PB상품은 발주량을 늘리면 경쟁력을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했지만 국내 가전시장에서 삼성·LG전자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국 가전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삼성·LG전자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며 “PB상품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삼성·LG전자의 견제가 심할 것으로 예상돼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GS, LG와 정수기 등 경쟁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환경가전에서 제습기 가습기 등 소형가전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2010년에는 화장품 제조업을 시작했고, 올 들어서는 정수기 방문판매 조직을 통해 고가 수입가전을 직접 유통시키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사업부문이 대부분 LG와 겹칠 뿐 아니라 앙숙관계다. 정수기 사업에서 상대 제품을 깎아내리는 광고를 내며 비방전을 펼쳤고, 화장품에서는 상표권 분쟁을 벌였다. 지난달부터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에서는 디자인 베끼기 공방을 벌이고 있다.
GS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 LG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GS는 우선 LG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소형가전 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 분야도 마찬가지다.
정수기시장에서도 LG전자와의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2009년 말 웅진코웨이의 아성인 정수기 사업에 뛰어든 뒤 올 들어 1년 전보다 판매량을 2배 이상 늘리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범 LG가는 서로 주력 사업에서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지만 GS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 이런 암묵적인 ‘신사협정’의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LG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와 겹치는 사업의 비중이 높지 않다”며 “GS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고경봉/정인설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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