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신임 국회의장(사진)은 6일 “국회의원에게 총리나 장관 겸직을 금지시키면 임명권자의 인재풀이 좁아진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 의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겸직 금지 추진 시) 많은 유능한 인재들이 의원직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도 장관 겸직을 해봤고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도 총리 겸직을 했다”며 “많은 분들이 (겸직을) 했는데 큰 폐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정권 말에 개헌을 논의해봤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지금 개헌 얘기를 꺼내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그때 가서 본격적인 논의를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무상보육 범위 축소, 인천공항 민영화 등으로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해서는 “현 정부 임기가 6개월 정도 남은 만큼 정부가 무리하게 일을 밀어붙일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논의를 계속하고 안 되면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게 옳다”고 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일부 학자들이 ‘경제민주화란 용어가 없다’ ‘개념이 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경제민주화는 헌법에 명시된 용어”라며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여야 모두 강조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토론 과정을 거치다보면 정의도 나올 것이고, 바람직한 방향이 뭔지도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19대 국회부터 국회선진화법이 적용돼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이 강화된 것에 대해서는 “중요한 쟁점법안 통과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의장으로서 여야간에 긴밀하게 대화하고 타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선진화법이 처음 시행되기 때문에 싸움을 하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게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민생국회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국회에서 여야간 정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예상에 대해서는 “대선이 있는 해를 여러 번 경험했는데 싸움이 많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싸움만 하면 그 당의 대통령 후보가 표를 얻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강 의장은 친박계 원로모임으로 알려진 7인회에 대해 “낙동강 오리알 모임으로 밥 먹고 ‘아줌마 수다떠는’ 수준으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년에 한두 번 와서 밥만 먹고 갔다”고 했다.

이태훈/이현진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