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로봇 비전(robot vision) 기술을 차량용 블랙박스에 적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자동차 관리 토털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변신하는 게 목표입니다.”

로봇비전 분야 전문기업인 에이티엠(대표 류항기·사진)은 최근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로봇비전은 자동차 생산공정에서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반복 작업을 하는 로봇이 유리 장착처럼 좌우상하로 흔들림이 심한 공정에서도 1%의 오류없이 정밀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3차원 입체영상처리 시스템이다. 에이티엠은 이 분야에서 국내 시장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10년 전만 해도 독일 등 선진국에 의존해왔던 기술이다. 2001년 이 기술을 국산화한 이 회사는 그동안 중국과 인도 체코 터키 러시아 등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라인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자동차용 블랙박스(모델명 SMVB-2010·사진)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터널 등 어두운 장소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하고 렌즈 굴곡에 의해 왜곡되는 이미지도 100% 복원할 수 있다. 또 주간의 과도한 노출로 인한 이미지 손상도 복원 가능하다.

류항기 대표는 “터널에서 나올 때 사람의 눈이 초점을 잡는데 수초의 시간이 걸린다”며 “사람의 눈이 인지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블랙박스 카메라가 반응할 수 있도록 센서의 성능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140도 각도로 촬영이 가능한 120만 화소의 카메라를 채용, 초당 30프레임(초당 촬영장면)을 지원한다. 블랙박스를 24시간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차량의 배터리 방전에 대비해 배터리의 용량이 부족하면 즉시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고 보조전원장치로 연결하는 기능도 있다. 이 제품은 얼마 전 자동차 전장부품 중견기업인 S&T모티브를 통해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등에 3만여대(30억원 상당)를 수출했다.

이 회사는 블랙박스에 내비게이션 등 차량 내 정보통신 기기를 하나로 통합하는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 그는 “블랙박스 하나로 차량의 고장여부와 소모품 교체 주기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 가능한 스마트카 토털 솔루션 사업을 통해 이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