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짜리 '마노핀' 커피, 지하철서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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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콜롬비아 등서 원두 직수입해 국내 로스팅
값싸고 품질도 전문점 수준
값싸고 품질도 전문점 수준
양선희 마노핀 을지로입구역점장은 “하루평균 600~700명의 고객들이 찾아오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직장인”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주로 사가는 제품은 990원짜리 커피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브라질과 콜롬비아, 에티오피아에서 수입한 원두로 만든 아라비카 커피는 일반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맛을 낸다는 설명이다.
마노핀은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미스터피자에 이어 내놓은 2번째 브랜드다. 다각화된 외식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예술과 맛을 조화한 머핀브랜드’라는 전략을 앞세워 2009년 선보인 것이다. 각양각색의 머핀과 예술적인 실내 디자인을 갖춘 머핀 매장을 내놓고 여성고객을 사로잡는 데 주력했다.
정 회장은 2010년 말부터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 안으로 들어갔고, 99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출시했다. 이대열 마노핀사업본부 이사는 “990원 커피는 이제 마노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며 “당분간 지금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렴한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직수입에 가까운 방식으로 원두를 공급해 국내 로스팅 공장에서 직접 가공한 뒤 본사 마진을 줄여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과당경쟁 체제인 국내 커피시장의 후발주자로서 내세울 만한 전략이 필요했다”며 “그렇게 해서 나온 990원짜리 아메리카노가 기존에 판매하던 머핀과 시너지효과를 내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990원짜리 커피 한 잔을 팔아 본사가 얻는 마진은 크지 않다”며 “대신 박리다매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마노핀은 기존 컨셉트를 유지한 ‘마노핀 갤러리’ 6개점과 지하철 상권 중심의 ‘마노핀 익스프레스’ 28개점 및 백화점 매장 4개를 운영 중이다. 마노핀 익스프레스의 하루평균 매출이 200만~250만원으로 마노핀 갤러리의 평균 매출(약 150만원)보다 높다.
이 회사는 지난 4월부터 가맹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앞으로 기존의 지하철 상권을 탈피해 주요 상권에 가두점 형식으로 매장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이 이사는 “가두점 형식의 마노핀 익스프레스를 꾸준히 늘려가면서 2015년까지 500개 매장, 500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MPK그룹에서 자회사로 분리·독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