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캐머런의 나홀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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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텔레그래프지(紙)기고를 통해 유럽연합(EU)을 비난하면서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 시행 가능성을 시사하자 유럽 전체가 들썩거린다. 캐머런 총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은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고 관료주의가 심하며 심지어 국가와 시민사회 개인에게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체제라고 맹공한다. 사회적 이슈나 노동시간 가사문제까지 법률로 규정하려 한다며 이들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다.
EU가 더욱 확장된다면 전체주의 제국주의로까지 발전할 것 같다는 게 캐머런의 생각이요 경고다. 유럽 언론들은 야단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너무나 이기적인 캐머런이라고 썼고 슈피겔은 아예 프랑스와 독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발끈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도 ‘캐머런의 핵폭탄’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조차 이런 협박이 영국의 유럽정책일 수는 없다고 전한다.
EU 공격 쏟아내는 캐머런
EU 회원국이긴 하지만 자국 통화인 파운드화를 고수하며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영국이다. 이민자들의 시민권 시험에서 영국사와 국민윤리 비중을 강화하는 등 대영제국의 면모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한때의 대국이다. 물론 EU정상회의에서 논의된 은행동맹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독일 주도의 신재정협약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의 50%가 EU 탈퇴를 원한다는 설문결과도 제시된다.
독일 프랑스 연합과의 불협화음이 근인(近因)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모두 금융거래세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금융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금융대국이다. 금융거래세가 도입되면 영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EU의 금융위기가 심해지면 영국에도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EU 탈퇴를 초래케 할 배경이다. 거기에다 최근 프랑스가 부유세 도입 등 증세정책을 펴자 “프랑스 부자들이 영국으로 올 경우 레드카펫을 깔고 이들을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하는 등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면서 양국 간 사이도 나빠지고 있다.
패권 향한 대국간 갈등 이어져
하지만 간과할 수없는 원인(遠因)도 있다. 제국을 경험해봤던 영국과 독일 프랑스다. 유럽의 미래에 대한 발언권을 놓지 않으려는 국가들이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 숨어있던 제국적 환상과 도취감이 EU를 탄생하게 한 배경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럽 대륙 사람들의 정신적 이상국가였던 신성(神聖)로마제국(962~1806)으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열망도 물론 한몫 했을런지 모른다.히틀러도 나치를 재건하면서 바로 신성로마제국의 부활을 꿈꿨다 .
최근들어선 EU국가들간 외교 장관들이 모여 정치 동맹을 맺고 EU 대통령을 만들자는 회의가 열렸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프랑스와 독일이 앞장서고 있고 영국이 제외 됐음은 물론이다.
캐머런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런 꿈틀거리는 유럽제국의 부활 일지도 모른다.더구나 EU가 강한 연방국가인 유럽합중국의 형태로 건설된다면 영국으로선 엄청난 리스크를 지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맞은 늙은 유럽국가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유례없는 재정난이 이들 국가에 전혀 새로운 기회를 주게될 것인가.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EU가 더욱 확장된다면 전체주의 제국주의로까지 발전할 것 같다는 게 캐머런의 생각이요 경고다. 유럽 언론들은 야단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너무나 이기적인 캐머런이라고 썼고 슈피겔은 아예 프랑스와 독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발끈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도 ‘캐머런의 핵폭탄’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조차 이런 협박이 영국의 유럽정책일 수는 없다고 전한다.
EU 공격 쏟아내는 캐머런
EU 회원국이긴 하지만 자국 통화인 파운드화를 고수하며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영국이다. 이민자들의 시민권 시험에서 영국사와 국민윤리 비중을 강화하는 등 대영제국의 면모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한때의 대국이다. 물론 EU정상회의에서 논의된 은행동맹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독일 주도의 신재정협약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의 50%가 EU 탈퇴를 원한다는 설문결과도 제시된다.
독일 프랑스 연합과의 불협화음이 근인(近因)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모두 금융거래세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금융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금융대국이다. 금융거래세가 도입되면 영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EU의 금융위기가 심해지면 영국에도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EU 탈퇴를 초래케 할 배경이다. 거기에다 최근 프랑스가 부유세 도입 등 증세정책을 펴자 “프랑스 부자들이 영국으로 올 경우 레드카펫을 깔고 이들을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하는 등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면서 양국 간 사이도 나빠지고 있다.
패권 향한 대국간 갈등 이어져
하지만 간과할 수없는 원인(遠因)도 있다. 제국을 경험해봤던 영국과 독일 프랑스다. 유럽의 미래에 대한 발언권을 놓지 않으려는 국가들이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 숨어있던 제국적 환상과 도취감이 EU를 탄생하게 한 배경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럽 대륙 사람들의 정신적 이상국가였던 신성(神聖)로마제국(962~1806)으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열망도 물론 한몫 했을런지 모른다.히틀러도 나치를 재건하면서 바로 신성로마제국의 부활을 꿈꿨다 .
최근들어선 EU국가들간 외교 장관들이 모여 정치 동맹을 맺고 EU 대통령을 만들자는 회의가 열렸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프랑스와 독일이 앞장서고 있고 영국이 제외 됐음은 물론이다.
캐머런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런 꿈틀거리는 유럽제국의 부활 일지도 모른다.더구나 EU가 강한 연방국가인 유럽합중국의 형태로 건설된다면 영국으로선 엄청난 리스크를 지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맞은 늙은 유럽국가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유례없는 재정난이 이들 국가에 전혀 새로운 기회를 주게될 것인가.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