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대신 함성으로, 걱정 대신 열정으로, 포기 대신 죽기살기로"

LG유플러스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노래하는 개그맨 '용감한 녀석들'의 기를 받아서일까.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LTE 서비스 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동통신업계 현안과 관련해 용기있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쓸데없이 높은 비용을 주고 주파수를 사기 위해 업체들간 경쟁을 하기보다는 주파수를 공용으로 쓰는게 낫다는 '주파수 공용제'를 주장했다.

이통사들이 3세대(G) 서비스에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데이터를 제공한 것이 결국 제살깎기 경쟁이었다는 자성도 털어놨다. 카카오의 보이스톡 등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는 음성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통화하기 싫은 사람이 있을 때 사용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 주파수 가격 올라가면 소비자에게 부담…주파수 공용제 제안

이날 이 부회장은 SK텔레콤, KT 등 경쟁사에 주파수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파수 가격이 1조, 2조원으로 점점 올라가면 결국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면서 "이통3사가 주파수를 같이 쓰면서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주파수 공용제'를 도입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주파수 경매 방식을 통해 이통사들에게 주파수를 할당하고 있다. 높은 가격을 써 낼 수록 주파수를 낙찰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나친 출혈 경쟁이 벌어진다는 지적이 높았다.

실제 SK텔레콤과 KT는 지난 해 8월 1.8GHz 대역 20MHz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해 가격을 올려가며 83 라운드까지 경쟁을 벌였고, 결국 SK텔레콤이 9950억원을 주고 주파수를 낙찰받았다.

이 부회장은 "이통사가 주파수를 많이 확보하는 이유는 데이터 트래픽이 갑자기 높아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지 트래픽이 항상 높기 때문이 아니다"며 "3사가 주파수를 함께 쓰면 트래픽 최대치를 낮추고 망 구축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금을 내리고 주파수 효용가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공용제를 제시했지만, 경쟁사들은 아직 검토 중인 것 같다. 어떻게 될 지는 두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 보이스톡 등 mVoIP, 품질보장 안돼…통화하기 싫은 사람에 이용

이 부회장은 이날 또 3G 서비스에서 데이터 요금을 지나치게 낮췄던 것이 이통사들의 부담으로 되돌아왔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일본이나, 미국 등에 비하면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너무 낮다"며 "적정 수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데이터를 제공해 이통사 수익은 물론 네트워크 망에도 부담이 생겼다. 그런데도 통신비가 비싸다는 얘기들만 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석채 KT 회장 역시 "2009년 아이폰을 도입하 데이터통신 요금을 80% 이상 낮춘 것이 결과적으론 실수였다"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하반기 서비스 예정인 VoLTE가 사람의 미묘한 감정까지도 전달할 수 있는 선명한 음질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VoLTE 상용화와 함께 다양한 특화서비스를 출시해 LTE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주도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보이스톡 등 mVoIP는 통신사들이 하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VoLTE 처럼) 품질보장을 할 수 없다"며 "잔소리하는 부인이나 직장 상사 등 통화하기 싫을 때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mVoIP이 3G 음성통화나 VoLTE에 비해 "지지직" 대거나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은근히 지적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그러나 SK텔레콤, KT 등이 mVoIP을 특정 요금제 이상 가입자들에게만 허용한 것과 달리 모든 요금제에서 일정량의 mVoIP를 쓸 수 있도록 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