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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수에게 듣는다] "한국 보험사 해외 진출 때 기대수익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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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디 스팬 차티스 아·태본부 수석 부사장

    미래를 보고 영업조직 구축…장기적 관점서 투자 나서야
    유럽위기로 보수적 자산운용…부동산·주식 비중 크게 낮춰
    위험 패키지 보상 상품으로 한국 중소 자영업자 등 공략
    “한국 보험사들이 해외시장에서 이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기대수익을 낮춰야 합니다.”

    세계적인 손해보험사 중 하나인 차티스의 루디 스팬 아시아·태평양본부 수석 부사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조언했다. 보험사의 경우 설계사 등 영업채널 때문에 조직을 구축하는 데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설명이다. 1919년 설립돼 미국에 본사를 둔 차티스는 아·태지역에서만 15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차티스 아·태본부는 싱가포르에 있다.

    스팬 부사장은 “글로벌 보험사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신흥시장은 베트남과 중국 인도네시아”라며 “특히 아시아에선 자동차보험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규제 이해해야 정착 성공

    스팬 부사장은 아시아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보험사들이 현지에서 성공하려면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해외시장 문을 두드려 왔지만 수익을 내는 곳은 거의 없다.

    한국 보험사들이 신흥시장에 진출해 성공하기 위한 필요 조건으로 스팬 부사장은 5가지를 꼽았다. △진출국의 법률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이해 △나라마다 다른 금융규제 환경의 이해 △합작방식으로 진출할 때 파트너에 대한 이해 △다양한 판매채널 구축 노력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 등이다.

    스팬 부사장은 “단기적으로 기대수익을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먼 미래를 보고 조직을 구축한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시장은 지역마다 시장 성숙도와 문화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과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을 알려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스팬 부사장은 “모든 규제를 이해하기 쉽게 마련했고 세제혜택이 명확하며 견고한 사회기반 시설과 영어 공용화 등이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국 자영업자 대상 마케팅 확대

    차티스는 한국의 중소 자영업자들을 타깃으로 한 틈새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스팬 부사장은 “아ㆍ태지역 전체에서 순보험료를 기준으로 한국이 가장 큰 국가”라며 “핵심 시장인 만큼 타깃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 대상 보험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중소 자영업자에게 여러 위험을 패키지로 보상하는 상품이라면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중견기업을 별도로 공략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스팬 부사장은 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태지역의 지난 5년간 연평균 보험시장 성장률이 10%선으로, 순보유보험료만 작년 기준 21억달러에 달했다”며 “시장 성숙도와 보험을 받아들이는 문화가 다각화돼 있어 매우 특색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아·태지역에서 보험상품 구매력이 큰 중산층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한국의 보험상품 사업비 논란과 관련, 스팬 부사장은 “싱가포르를 비롯한 해외에선 모든 사업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각국 손해보험협회 웹사이트에 모든 자료를 띄우는 한편 분기별로 감독당국에 별도로 보고한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티스는 어떻게 자산을 운용하고 있을까. 스팬 부사장은 “유럽위기 등 대외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자산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특히 부동산이나 주식 비중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법인의 경우 운용자산 이익률을 연 2.5% 정도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험판매에 따른 사업수익은 이보다 훨씬 높지만 자산운용의 경우 가장 안전한 곳 위주로 투자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차티스는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AIG로부터 금융위기 이후 분사한 미국계 손보회사다. 전세계적으로 70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직원 수는 4만3000여명이다. 전체 상품 라인업의 59%를 기업보험이 차지하고 있다. 작년 순보유보험료로 350억달러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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