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11개 종목 41명의 임원·선수들은 27일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올림픽을 앞둔 소감과 목표를 밝히고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역도의 장미란(고양시청)·사재혁(강원도청), 배드민턴의 이용대(삼성전기), 유도의 왕기춘(포항시청)·김재범(한국마사회), 탁구의 김경아(대한항공) 등 각 종목 간판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올림픽을 철저히 준비한 이상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한국선수단이 정부수립 후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처음으로 달고 출전한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조국에 첫 메달을 안긴 역도의 대표 선수들은 남다른 자부심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나란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사재혁과 장미란은 "김성집 선생께서 역도에서 한국의 올림픽 첫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다는 각별한 자부심이 있다"면서 "역도 뿐 아니라 다른 종목도 (런던의) 기운을 받아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장미란은 "4년 전보다 어려운 상황이나 어떻게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서겠다"면서 "가능성 있는 다른 선수들도 (언론에서) 많이 조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혼합복식에 이어 이번에는 남자복식으로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윙크 보이' 이용대는 "4년 전에는 남자복식 1회전에서 탈락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그간 분석을 통해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축적된 경험을 잘 살린다면 남자복식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던 왕기춘과 펜싱의 '땅콩 검객' 남현희(성남시청)는 이번에는 한을 풀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왕기춘은 "국민이 큰 기대를 거시는데 훈련을 열심히 했기에 부담은 크지 않다"며 "기대해주세요"라고 애교 있게 답해 좌중을 웃겼다.

남현희도 "부담은 없지만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자신감으로 런던올림픽을 임하겠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남자 유도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김재범은 "과거에는 '지옥훈련'이었으나 정훈 대표팀 감독님이 요즘은 훈련과 휴식을 잘 조절해줘 '천국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웃으며 훈련하는 만큼 결승에서도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35세로 '왕언니'로 통하는 김경아는 "마지막 올림픽을 잘 장식하고 싶다"면서 "노장의 힘,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고 지겨운 수비 대신 화끈한 공격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올림픽 첫 금메달이라는 한국 체조의 염원을 풀어줄 것으로 점쳐지는 양학선(한체대)은 "강력한 경쟁자인 토마 부엘(프랑스)이 부상으로 올림픽에 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장 강력한 맞수는 '나'"라며 넘치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지도자들도 벅찬 소회를 나타냈다.

김윤동 남자 하키대표팀 감독은 "메달 획득이 어렵겠지만, 우리가 1988년 서울,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다"면서 "12년 주기로 좋은 일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임흥신 여자 하키 감독도 "올림픽 결승에서 한국이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감동적인 드라마로 보답하겠다"며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세혁 태권도대표팀 감독은 "승리는 오직 준비된 자를 사랑한다"는 말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