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25일 신임 지도부 선출을 위한 인터넷투표에 돌입했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 이후 줄곧 충돌해 온 당내 신주류와 옛 당권파는 막판까지 2차 진상조사보고서와 ‘유령당원’ 논란을 둘러싸고 치열한 세 대결을 벌이고 있다.

30일 마무리되는 경선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 5명, 중앙위원·대의원·광역시도당위원장과 부위원장·지역위원장 및 부위원장을 선출한다.

표심을 가를 최대 변수는 2차 진상조사특위 보고서다. 보고서 내용은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27일 공개될 예정이지만 일부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부정경선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25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비례대표 경선에서 온라인 투표의 상당수가 동일 아이피(IP·인터넷주소)에서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동일 아이피 투표가 곧 부정선거는 아니지만 한 사무실에서 최대 286명의 당원이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것으로 밝혀져 ‘대리투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당기위원회로부터 제명(출당) 징계를 받은 이석기 의원(사진)은 현대차 한 지역공장 노조 사무실 아이피에서 나온 82표 중 82표를 전부 받았다. 한 농민회 사무실에선 286명 전원이 전국농민회총연맹 출신 문경식 후보를 찍었다. 신주류와 옛 당권파 후보 모두에게 몰표가 확인된 것이다.

성남 ‘유령당원’ 논란과 관련,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최종적으로 연락처가 불분명한 집단 거주자 62명에 대해 일부 선거권을 제한키로 했다. 하지만 거주지와 상관없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투표는 허용해 대리투표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진보당 지도부 선거 결과가 나오면 야권연대를 할 만한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옛 당권파를 겨냥했다. 이 의원에 대해선 “애국가가 국가가 아니라고 말한 것을 보고 상식 이하라고 생각했다”며 “아직도 이념적 학생운동 수준을 못 벗어났다. 대중정치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옛 당권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강병기 당대표 후보는 “조사 결과에 따라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