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 이탈리아 총리 "종말론적 결말" 경고
“다음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도 경제위기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종말론적 결말에 이를 수 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사진)가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유럽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EU 정상들을 압박했다. 그는 ‘종말’ ‘파국’ ‘치명타’ 등 강도 높은 단어를 쏟아냈다. 그리스와 스페인을 삼킨 금융위기가 이탈리아까지 덮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몬티 총리는 오는 28~29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최소한 유로화가 사라질 일은 없다는 결론은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이 붕괴가 아닌 통합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야 한다는 것. 이번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여론은 물론 각국 의회도 EU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게 될 것이고 투자자들의 신뢰는 더욱 떨어져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몬티 총리의 호소에도 각국은 갈등만 거듭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빅4’ 정상은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긴급 회담을 가졌지만 진통을 거듭했다. 몬티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 국가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것을 비롯한 적극적인 부양책을 강조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전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그리스의 긴축 이행 기한을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이 격론을 벌이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스페인 중앙은행은 이날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검사) 결과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는 최대 62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페르난도 레스토이 스페인 중앙은행 부총재는 “스페인이 받기로 한 최대 1000억유로의 지원금보다 훨씬 적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은 1000억유로로 스페인 은행의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페인은 25일 이전 은행 지원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 렌 EU 집행위원은 “다음달 9일까지 스페인 금융권 지원 규모와 세부조건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