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는 국내 최초의 정통 아이스크림 ‘투게더’, 떠먹는 요구르트의 효시 ‘요플레’, ‘바나나맛우유’ 등 장수 제품으로 잘 알려진 국내 대표 식품기업이다. 1967년 설립돼 유가공(흰 우유, 가공유, 발효유) 아이스크림 스낵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빙그레의 사업부는 크게 유음료와 빙과로 구분된다. 유음료는 우유를 원료로 한 음료사업으로 다시 백색우유, 가공우유, 액상발효유, 호상발효유로 나눌 수 있다. 빙과는 바, 콘, 컵, 튜브, 홈 타입 등이 있다.

브랜드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 등으로 잘 알려진 유음료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56%를 차지하며,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2008년 출시해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커피음료 ‘아카페라’ 판매도 증가세다. 지난해 3월에는 ‘아카페라 티 시리즈’로 ‘로열 밀크티’와 ‘녹차 라테’를 선보였다. 지난 3월엔 진한 커피와 신선한 딸기과즙을 담은 새로운 커피 음료 ‘미니 카페’를 내놨다. 빙과부문도 브랜드 ‘투게더’와 ‘메로나’ 등의 핵심 품목을 갖고 있으며, 최근 프리미엄화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고수익 구조의 사업 포트폴리오

빙그레의 투자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고수익구조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다. 빙그레는 가공유와 발효유시장 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공유와 발효유는 원유 투입비중이 낮아 다른 유제품에 비해 수익성이 뛰어나며, 이는 이 회사가 경쟁사보다 수익구조가 탁월함을 설명해주는 근거다. 또한 빙그레가 각 사업부문 내에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장수 브랜드도 수익구조에 긍정적이다. 장수 브랜드는 고객 충성도가 높고 효과적인 비용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형성장 시의 레버리지효과가 크다.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는 ‘바나나맛우유’로, 단일 제품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바나나맛우유는 세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 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초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미국 뉴욕 코리안소사이어티가 주최하는 ‘행복을 팝니다, 60~80년대 한국 소비재 디자인전’에 한국인의 일상을 대표하는 디자인 제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제품가격 인상 ‘주목’

제품가격 인상 효과도 주목해야 한다. 빙그레는 작년 8월 주 원재료인 원유가격 상승에 따라 11월에 제품가격을 평균 9% 인상했다. 가격 인상 초기에는 판매량이 감소한다. 하지만 고객 충성도가 높은 장수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성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실제로 원유 및 제품가격이 동시에 상승한 2004년, 2008년 사례를 살펴보면 실적 향상과 동시에 주가도 올라간 적이 있다.

셋째는 빙과 기상여건 개선이다. 지난해 빙과업계의 전반적인 실적은 기상여건 악화로 인해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4월부터 때이른 더위가 지속됨에 따라 빙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호실적이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빙그레는 외부변수 변동에 둔감하다. 국내 음식료업체 대부분은 수입 원재료비중이 높아 국제 곡물가격, 원·달러 환율 등의 외부변수 변동에 민감하다. 반면 빙그레는 주 원재료인 원유를 100%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어 외부 영향이 크지 않다. 또한 연간 수입 원재료비중이 5% 미만에 그치기 때문에 수출로 상쇄할 수 있다.

○러시아·일본 수출도 호조

이 밖에 최근 신제품 ‘끌레도르’와 ‘아카페라’ 등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고, 러시아와 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제과유통업체인 BDC그룹과 손잡고 러시아 중부에 자리잡은 노보시비르스크에 스낵 생산법인을 세우기로 하는 내용의 합작투자 조인식을 가졌다.

이 공장에서 만들 빙그레 스낵제품은 러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꽃게랑’을 비롯해 ‘쟈키쟈키’ ‘베이컨칩’ ‘스메따나’ 등 6개 품목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350만상자 수준이다. 빙그레는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될 2013년부터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전역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제품으로는 ‘메로나’가 꼽힌다. 1995년 미국 하와이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딸기, 바나나, 망고, 와플 등 다양한 맛으로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아시아 주요 거점시장인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는 수입 아이스크림 가운데 판매 1위다. 브라질에서는 메로나가 기호식품 문화에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을 정도다.

○성장성 정체 가능성은 우려

빙그레에도 고민거리는 있다. 유제품시장의 성장성 정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강수량이 많은 날씨 탓에 아이스크림 매출이 부진했다. 빙그레뿐만 아니라 식품업계가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었다. 하지만 빙그레의 주 사업영역인 가공유와 발효유는 편의점 채널 성장, 조식대용 선호 등에 따라 꾸준히 성장 중이다. 다만 빙과부문은 계절성이 뚜렷한 가운데 커피 전문점(take-out), 음료업체 등과의 경쟁이 심화돼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중심이 되고 있다.

올해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 기준으로 매출 7904억원(+9.7%, 전년 대비 증감률)과 영업이익 693억원(+41.1%, 영업이익률 8.8%)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향상 요인은 주력 제품의 판매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신제품 이익기여도 상승, 빙과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요약되며 이를 반영한 기업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 aeranp@ibk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