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페르난데스 IE 교수 "스페인 신뢰회복, 정부 개혁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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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연금체제 개선하고 석탄·태양광 보조금 축소해야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유럽연합(EU)의 1000억유로 지원으로 당분간 시간은 벌었습니다. 스페인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정부의 개혁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스페인 1위 경영대학원(MBA) IE의 페르난도 페르난데스 교수(사진)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바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석학답게 최근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자문과 토론 참석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선임 이코노미스트, 산탄데르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그는 최근 스페인 정부의 요청으로 방키아 이사직도 맡고 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19일 기자와 만나 “현재로서는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낮다”고 잘라 말했다. “국채 금리 상승 후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그리스, 아일랜드 등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정부 부채 비율과 경제 규모, 부실 원인 등이 다른 만큼 같은 맥락으로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스페인 국채를 2300억유로 이상 보유하고 있는 스페인 은행들에는 이번 국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이 재무제표 수치 악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정부 측면에서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그리스 총선에서 신민주당이 승리한 직후 스페인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외부의 시각이 얼마나 부정적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전 정부가 부동산 거품 붕괴와 금융 부실에 따른 ‘어려움을 숨겼다’는 점이 문제를 키웠다”고 말했다.
EU의 1000억유로 지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예상보다 많은 금액으로 본다”며 “스페인 은행의 부실 해소와 자본 확충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페인의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 없이는 이번 지원도 단순한 시간벌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의 개혁 과제로 △세제 개혁 △노동시장 개혁 △에너지 개혁 △기업 생산성 제고 4가지를 꼽았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과도한 연금체제와 복지수당이 시급한 해결 과제”라며 “국가 재정과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석탄, 태양광 발전 부문 보조금 지급도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 중소기업의 육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마드리드=고경봉기자 kgb@hankyung.com
스페인 1위 경영대학원(MBA) IE의 페르난도 페르난데스 교수(사진)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바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석학답게 최근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자문과 토론 참석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선임 이코노미스트, 산탄데르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그는 최근 스페인 정부의 요청으로 방키아 이사직도 맡고 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19일 기자와 만나 “현재로서는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낮다”고 잘라 말했다. “국채 금리 상승 후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그리스, 아일랜드 등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정부 부채 비율과 경제 규모, 부실 원인 등이 다른 만큼 같은 맥락으로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스페인 국채를 2300억유로 이상 보유하고 있는 스페인 은행들에는 이번 국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이 재무제표 수치 악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정부 측면에서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그리스 총선에서 신민주당이 승리한 직후 스페인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외부의 시각이 얼마나 부정적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전 정부가 부동산 거품 붕괴와 금융 부실에 따른 ‘어려움을 숨겼다’는 점이 문제를 키웠다”고 말했다.
EU의 1000억유로 지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예상보다 많은 금액으로 본다”며 “스페인 은행의 부실 해소와 자본 확충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페인의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 없이는 이번 지원도 단순한 시간벌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의 개혁 과제로 △세제 개혁 △노동시장 개혁 △에너지 개혁 △기업 생산성 제고 4가지를 꼽았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과도한 연금체제와 복지수당이 시급한 해결 과제”라며 “국가 재정과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석탄, 태양광 발전 부문 보조금 지급도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 중소기업의 육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마드리드=고경봉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