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조 신신상사 사장은 15일 베이징에 있는 주중 한국대사관을 방문, “중국 지방정부가 불법을 방조하고 있기 때문에 믿을 곳은 대한민국 정부밖에 없다”며 조속한 해결을 요청했다. 다음은 정 사장과의 일문일답.

▶지금 회사 상황은 어떤가.

“전기는 끊겼고 경비실은 마을 주민들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인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는 한국인 직원 10여명만 공장에 남아 있기 때문에 모두 불안해한다. 마을 주민들이 3교대로 조를 짜서 공장을 점거하고 있다.”

▶피해가 클 텐데.

“한 달 동안 제품을 전혀 생산하지 못했다. 원자재 구매대금 독촉을 받고 있는 등 자금 사정도 좋지 않다. 그동안 고객사에는 공정상 문제가 있어 제품을 공급하지 못했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어제 사실을 고백하고 주문처를 바꾸라고 요청했다. 우리가 생산하는 농구·축구·배구공 등은 권위 있는 국제대회의 공인구다. 이번 사태로 체육대회가 파행을 겪을까 우려된다.”

▶현지 지방정부가 왜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중국 지방정부는 촌민들의 단체행동에 매우 민감해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추정할 뿐이다. 그러나 이건 엄연히 불법이다. 지방정부가 현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촌민들도 지방정부가 방조하기 때문에 더욱 강경하게 나오는 것 같다.”

▶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계기는.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손실이 났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영업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처음에 해당 구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접수를 거부해 결국 상급법원인 칭다오시 법원에 제출했다.”

▶촌 정부에서 임대료를 3배로 올려달라고 제안했는데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인가.

“비용도 터무니없지만 2년 안에 철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우리는 1991년 촌 정부와 50년 계약을 했다. 2년 이내 철수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만일 공장 봉쇄가 풀리고 재협상을 하더라도 그쪽에서 요구하는 임대료 수준을 맞춰주기 어렵다. 촌 정부도 공장부지를 상업용도로 개발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을 받고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우리 정부에 요청하고 싶은 말은.

“외국 기업으로 중국에서 이런 핍박과 불이익을 혼자서 해결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 현지 총영사관을 여러 번 방문해서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이 협조를 안 해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아 굉장히 실망했다. 한국 기업이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데 대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