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지동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15일 사형이 선고된 오원춘(42)이 여성의 시신을 수백조각으로 자른 것으로 드러나 시신 훼손 목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단순한 납치, 강간, 살해 사건이 아니라 인육과 장기를 적출해 중국에 밀매할 목적으로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자행한 연쇄 범행의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일부 네티즌과 피해자 가족들은 오원춘이 인육 공급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해왔고 인터넷 공간에서도 '오원춘 인육 관련설'이 퍼졌었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이동훈 부장판사)는 이날 판결문에서 "절단 부위가 고른 형태로 고난도의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면서 "강간 목적 외에 처음부터 사체 인육을 불상의 용도에 제공하기 위한 의사 내지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원춘이 피해자를 자신의 신원노출에 대한 위험에 개의치 않고 납치 감금해 살해했고 피해자의 사체를 훼손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로 음란물을 검색해 보는 등 매우 태연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한 점을 들을 재판부는 이유로 들었다. 우발적 살해였다면 일반적으로 당황해 경황이 없거나 극도의 흥분 상태에 빠지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오원춘은 경찰 수사 당시 피해 여성의 몸 전체를 난도질한 이유에 대해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가방에 담으려다 보니 생각보다 시신이 커 잘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신체 부위에서 표피와 피하지방 부분을 베어내고 그 밑의 근육층을 별도로 떼어내는 등 사체 절단을 위해 단시간에 가능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장시간에 걸쳐 고난도의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단순 사체유기의 편의 외에 다른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피해자의 사체를 손괴해 살점들을 잘라내고 잘라낸 살점 300여점을 비닐봉지에 나눠 담는 등의 행동 역시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초범은 가능한 한 시신을 빨리 처리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단순한 운반 목적이었다면 큰 덩어리로 잘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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