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채금리(10년물)가 14일 전면적인 구제금융의 직전 단계인 연 7%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국채가격 폭락)했다. 전날 연 6.74%였던 스페인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연 7.01%까지 치솟았다. 미국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A3’에서 정크(투자부적격) 직전 단계인 ‘Baa3’로 3단계 강등한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1000억유로 규모의 은행권 구제금융 신청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경제 전반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연 7%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국채 금리 연 7% 돌파는 자금조달이 위기 수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7%를 넘어선 것은 1999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출범 이후 처음이다.

2010년 그리스는 국채금리가 연 7%를 넘은 지 17일 만에, 아일랜드는 22일 만에 각각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포르투갈도 국채금리가 연 7%대에 진입한 지 91일 만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시장에선 “스페인도 조만간 은행권 구제금융 수준이 아닌,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패닉이 번졌다.

이날 스페인 국채값 폭락은 무디스의 신용강등 조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 구제금융만으로는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비관론이 번진 것. 영국 투자회사 브루윈돌핀의 마이크 렌호프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17일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스페인 국채 투매 사태가 빚어졌다”며 “그리스 사태가 가닥을 잡아야만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욱/고은이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