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전문醫 시험…의협 '쉬쉬' 복지부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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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작년 자격시험 감사
출제 교수가 문제 유출…제자들 外科 1~4등 차지
의협, 교수 사임으로 마무리…관리 맡은 복지부 1년간 몰라
출제 교수가 문제 유출…제자들 外科 1~4등 차지
의협, 교수 사임으로 마무리…관리 맡은 복지부 1년간 몰라
2011년도 전문의 자격시험에서 출제위원들이 자신의 제자들에게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준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다. 또 의사협회는 시험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사실을 파악하고서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고 보건복지부는 감사원 감사 때까지도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 허술한 관리 실태를 드러냈다.
감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지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1년도 전문의 자격시험 외과분야 출제위원들은 지난해 1월 출제 마지막날 합숙소 외부로 나가 음주를 겸한 회식을 했다. 관련 규정엔 전문의 자격시험 출제위원은 출제 기간 동안 합숙소 밖으로 나가거나 통신기기 사용이 금지돼있다.
이들 중 모 대학병원 교수인 A씨와 B씨는 회식을 한 뒤 자신의 휴대전화로 제자 4명에게 난이도가 높은 문제 6개를 미리 알려줬다. 제자 4명은 202명의 응시자 가운데 1~4위 성적으로 시험에 합격했다.
전문의 자격시험의 출제·합격자 사정을 당국으로부터 위탁받은 의협과 외과고시위원장은 합격자 사정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외과학회 내부에서만 논의한 뒤 B씨가 교수직에서 사임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등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감사원 관계자는 전했다. 그 결과 복지부는 1년이 지난 지난 3월까지도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복지부 전문의 자격시험의 관리·감독업무를 경험이 부족한 수습사무관에게 맡기는가 하면, 문제출제·합격자 사정회 등에 공무원을 입회시키지 않는 등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출제위원 선정과 관리도 허술했다. 전문의 자격 시험은 문제은행에서 선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문제은행의 정리위원이 출제위원을 겸하면 자신이 낸 문제가 실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공정성을 기하기 어렵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올해 정리위원의 33%인 121명이 출제위원을 겸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2012년도 비뇨기과 전문의 자격시험의 경우 정리위원 18명과 출제위원 17명 가운데 15명이 중복된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전문의 자격시험에 대한 관리·감독 등 전문의 자격인정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함께 특정 제약업체의 요청을 받고 홍보성 강의를 한 의사도 덜미가 잡혔다. 국립서울병원 C과장은 모 제약업체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고 2009년 10월에서 2011년 12월까지 총 30회에 걸쳐 부산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개최한 회의·심포지엄 등에 강사로 참석했다. 그는 이 업체의 약품을 홍보하는 내용의 강연을 하고 1회에 50만원을 받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감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지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1년도 전문의 자격시험 외과분야 출제위원들은 지난해 1월 출제 마지막날 합숙소 외부로 나가 음주를 겸한 회식을 했다. 관련 규정엔 전문의 자격시험 출제위원은 출제 기간 동안 합숙소 밖으로 나가거나 통신기기 사용이 금지돼있다.
이들 중 모 대학병원 교수인 A씨와 B씨는 회식을 한 뒤 자신의 휴대전화로 제자 4명에게 난이도가 높은 문제 6개를 미리 알려줬다. 제자 4명은 202명의 응시자 가운데 1~4위 성적으로 시험에 합격했다.
전문의 자격시험의 출제·합격자 사정을 당국으로부터 위탁받은 의협과 외과고시위원장은 합격자 사정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외과학회 내부에서만 논의한 뒤 B씨가 교수직에서 사임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등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감사원 관계자는 전했다. 그 결과 복지부는 1년이 지난 지난 3월까지도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복지부 전문의 자격시험의 관리·감독업무를 경험이 부족한 수습사무관에게 맡기는가 하면, 문제출제·합격자 사정회 등에 공무원을 입회시키지 않는 등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출제위원 선정과 관리도 허술했다. 전문의 자격 시험은 문제은행에서 선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문제은행의 정리위원이 출제위원을 겸하면 자신이 낸 문제가 실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공정성을 기하기 어렵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올해 정리위원의 33%인 121명이 출제위원을 겸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2012년도 비뇨기과 전문의 자격시험의 경우 정리위원 18명과 출제위원 17명 가운데 15명이 중복된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전문의 자격시험에 대한 관리·감독 등 전문의 자격인정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함께 특정 제약업체의 요청을 받고 홍보성 강의를 한 의사도 덜미가 잡혔다. 국립서울병원 C과장은 모 제약업체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고 2009년 10월에서 2011년 12월까지 총 30회에 걸쳐 부산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개최한 회의·심포지엄 등에 강사로 참석했다. 그는 이 업체의 약품을 홍보하는 내용의 강연을 하고 1회에 50만원을 받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