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총장 선거가 다음달로 예정된 가운데 오는 8월 임기가 끝나는 한영실 총장(55)의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임을 하려면 교내 선거절차 외에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데 한 총장과 대립하고 있는 이사들이 다수여서 한 총장의 연임을 거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총장 측은 이용태 이사장 등 숙명학원 이사진 6명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임원 승인 취소 처분’을 받아 총장직을 승인할 자격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지난달 31일 임시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총장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미숙)를 구성, 선거전에 돌입했다. 숙명여대의 총장 선거는 다른 대학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두 명의 최종 후보가 이사회에 복수로 추천되고, 이 중 한 명을 이사회가 선택한다.

학교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분위기 상으로 현직인 한 총장이 앞선 것은 사실”이라며 “최종 2명의 후보에 드는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총장 외에 강인수 경제학부 교수, 강정애 경영학부 교수, 황선혜 영어영문학부 교수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한 총장이 투표에서 1위를 하더라도 이사회와의 갈등 때문에 승인을 쉽게 받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이 대학 역사상 2위를 한 후보가 총장직에 오른 전례도 없다.

최종 승인권을 가진 이사회의 7명 이사 중 5명이 한 총장과 학교 운영권을 놓고 대립하는 ‘총장 반대파’다. 지난달 21일 이사회 회의에서 김광석 이사(참존 회장) 등은 한 총장의 업무 추진비 사용 문제로 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 3월엔 이사회가 한 총장의 해임을 통보했다가 반대로 이 이사장이 해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도 한 총장 측은 현 이사진들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립학교법을 어겨 승인이 취소된 이사들이어서 총장 선출을 결정하는 데 부적격이라고 주장한다. 대학 관계자는 “교과부와 이 이사장 등이 자격 여부를 놓고 진행 중인 소송 결과가 나와야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장 측과 이사진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치닫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총장 선임이 늦어질 공산이 크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