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소비, 고용 지표가 악화되고, 경상적자가 급증하자 월스트리트 투자은행(IB)들은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1373억달러에 달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큰폭의 적자다. 지난해 4분기 1187억달러보다는 15.7%나 늘어났다. 원유, 자동차, 기계류 수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1분기 상품 수출은 3885억달러로 1.6% 증가에 그쳤지만 수입은 5830억달러로 2% 늘었다.

고용시장 지표도 좋지 않게 나왔다. 미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8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37만5000건을 웃돌았다. 2주 전 청구 건수도 37만7000건에서 38만건으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경제의 70%를 담당하는 소비도 줄고 있다. 전날 미국 상무부는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지표악화에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6%로 낮췄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5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나빴다”며 “3월과 4월 지표도 잠정 집계했을 때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와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도 2분기 미국 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1.9%로 대폭 낮춰 잡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미국에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