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세습은 최대 실수…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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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1조' 충현교회 아들에 물려준 김창인 목사
아들 김성관 목사 사퇴 촉구
아들 김성관 목사 사퇴 촉구
노컷뉴스에 따르면 김창인 충현교회(서울 역삼동) 원로목사는 지난 12일 경기도 이천의 한 교회에서 열린 원로목회자 위로 예배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질이 없는 아들을 목회자로 세우는 무리수를 둬 하나님과 교인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고백했다.
“공동의회를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이 아닌 찬반기립 방식으로 진행하여 아들을 위임목사로 세운 것을 일생일대 최대의 실수로 생각하며, 그것이 하나님 앞에 큰 잘못이었음을 회개합니다.”
올해 96세인 김 원로목사는 아들 김성관 목사를 향해 “교회에서 물러나라”고 호통쳤다. 지난 4월20일자로 은퇴연령(만 70세)이 지났으므로 올해 말까지 충현교회 당회장, 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책에서 떠나라는 것.
충현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창인 목사가 목회하던 당시 3만5000여명이었던 교인 수가 지금은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1953년 교회를 개척한 김 목사는 1987년 원로목사로 물러나면서 이종윤 신성종 목사를 2대, 3대 담임목사로 세웠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던 아들을 뒤늦게 신학교에 보내 목사 안수를 받게 한 뒤 1997년 4대 담임목사에 앉혔다. 당시 아들 김성관 목사의 나이는 55세였다.
하지만 부자 목사는 끊임없이 갈등을 겪었다. 아들 목사는 원로목사의 설교와 목회활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교회 주보에서 원로목사의 이름까지 지우는 등 갈등을 드러냈다. 2000년에는 아들 목사가 괴한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일어나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고, 이 과정에서 교인들 상당수가 교회를 떠나거나 제명되는 아픔을 겪었다. 아들 목사는 불투명한 재정관리 등으로 교인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고 교회 관계자는 전했다. 아들 목사는 4월20일 목회 정년이 지나 은퇴해야 하지만 지난해 11월 임시당회를 열어 ‘후임 목회자가 오더라도 당분간 당회장직과, 교회 재산이 등록된 충현교회 유지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한다’는 안건을 통과시킨 뒤 물러나지 않을 태세다.
부자 목사 간 갈등이 커진 것은 조 단위에 이르는 교회 재산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개신교계 관계자는 전했다. 충현교회가 있는 곳은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으로 3.3㎡ 당 5000만원씩만 계산해도 교회 자산이 대략 5000억원에 이르고 경기도 광주 기도원과 공동묘지, 현금 등을 합하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교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충현교회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출석했던 교회로도 주목받았으나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이 교회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로목사의 ‘세습 회개’ 선언으로 개신교계 전체에 교회세습 비판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충현교회 출신 한 목사는 “김창인 목사는 말년의 무리한 교회세습 때문에 개신교계에 대형교회 세습의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뒤늦게나마 회개 선언을 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는 충현교회를 필두로 광림교회 임마누엘교회 등의 대형교회 세습이 잇따랐고, 지금도 상당수 대형교회 목사들이 세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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