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유럽위기 '불똥'…63년 만에 상금 깎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노벨상 수상자의 상금까지 깎이게 됐다.

노벨재단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올해 노벨상 전 부문 수상자별 상금을 800만크로나(약 13억1800만원)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상금 1000만크로나(약 16억4700만원)에서 20% 줄어든 금액이다. 노벨상 상금이 하향 조정된 것은 1949년 이후 63년 만이다.

재단은 재정 악화로 상금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상금과 시상 비용이 투자수익을 넘어 비용 절감 압박을 받아왔다는 것. 재단은 노벨상 시상식 지출도 줄일 계획이다. 라르스 하이켄스텐 노벨재단 이사장은 “경제 위기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당분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늦기 전에 행동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증시 부진 때문에 노벨재단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주요 자금 운용처인 증시에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단 기금의 자산가치는 지난해 22.3% 줄었다.

노벨재단은 이번 기회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비중은 줄이고 채권과 부동산 등 비중은 50%까지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노벨재단은 출범 후 채권 투자와 대출로만 자금을 운용하다 1953년부터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헤지펀드에도 손을 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