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은 유럽…美 제조업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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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액의 22% 차지
GM·포드 등 수출 타격
GM·포드 등 수출 타격
“유럽 소비자들이 차를 사지 않으려고 한다. 미국 자동차업계가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2008~2009년 상황과 비슷하다.”(앨런 멀럴리 포드자동차 회장)
“유럽지역 타이어 매출이 크게 감소해 최근 오하이오 공장의 생산량을 줄였다.”(리처드 크래머 굿이어 회장)
미국 제조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충격파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력 수출 시장인 유럽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을 발판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미국 경기가 유로존 위기에 발목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 소비자들이 차를 덜 살 뿐 아니라 부품조차 잘 교체하지 않는다”며 제조업부터 유통업계까지 미국 기업들이 유로존 재정위기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무용품 공급업체인 스테이플스는 올 들어 유럽지역 매출이 급감해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 식품판매업체인 크래프트푸드의 아이린 로젠펠드 CEO는 “유럽 소비자들이 사탕과 껌을 사는 데도 인색해졌다”며 “경기가 돌아서지 않는 한 유럽 시장의 판매 감소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명품 보석 브랜드인 티파니 관계자도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있는 최고급 점포에 유럽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전했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유럽 위기는 미국 수출을 둔화시키고 투자와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미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럽 위기가 다른 나라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유럽 지도자의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을 촉구한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 경기침체는 여러 경로로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유럽 시장은 미국 수출의 22%가량을 차지한다. 미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직접 투자한 금액도 2조달러를 웃돈다. AP통신은 “유럽에 투자한 미국 기업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가장 많은 손실을 보고 있다”며 “유럽 중산층들이 차량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 금융회사들이 유럽지역에 투자해 갖고 있는 현지 국가 국채 등 위험자산도 불안 요인이다. 작년 8월 기준으로 미국 6대 은행이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5개국에서 보유 중인 위험자산은 500억달러에 이른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유럽지역 타이어 매출이 크게 감소해 최근 오하이오 공장의 생산량을 줄였다.”(리처드 크래머 굿이어 회장)
미국 제조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충격파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력 수출 시장인 유럽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을 발판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미국 경기가 유로존 위기에 발목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 소비자들이 차를 덜 살 뿐 아니라 부품조차 잘 교체하지 않는다”며 제조업부터 유통업계까지 미국 기업들이 유로존 재정위기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무용품 공급업체인 스테이플스는 올 들어 유럽지역 매출이 급감해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 식품판매업체인 크래프트푸드의 아이린 로젠펠드 CEO는 “유럽 소비자들이 사탕과 껌을 사는 데도 인색해졌다”며 “경기가 돌아서지 않는 한 유럽 시장의 판매 감소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명품 보석 브랜드인 티파니 관계자도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있는 최고급 점포에 유럽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전했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유럽 위기는 미국 수출을 둔화시키고 투자와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미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럽 위기가 다른 나라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유럽 지도자의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을 촉구한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 경기침체는 여러 경로로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유럽 시장은 미국 수출의 22%가량을 차지한다. 미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직접 투자한 금액도 2조달러를 웃돈다. AP통신은 “유럽에 투자한 미국 기업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가장 많은 손실을 보고 있다”며 “유럽 중산층들이 차량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 금융회사들이 유럽지역에 투자해 갖고 있는 현지 국가 국채 등 위험자산도 불안 요인이다. 작년 8월 기준으로 미국 6대 은행이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5개국에서 보유 중인 위험자산은 500억달러에 이른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