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 해양축제인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개막 한 달을 맞았지만 여전히 안착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관람객이 예상에 크게 미달하는 등 흥행 부진이 가장 큰 문제다. 벌써부터 적자 박람회 우려도 나온다. 월말께 다가올 장마와 박람회 기간과 겹치는 런던올림픽 역시 복병이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정부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엑스포 폐막 후에도 조직위원회를 해체하지 않고 별도 법인으로 상설 기구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예약제 다시 부활

강동석 여수엑스포 조직위원장은 11일 조직위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예약제 보완책을 비롯 멀티미디어쇼 증회공연, 관람객 유치방안 등 대책을 내놓았다. 강 위원장은 “관람객 편의를 위해 폐지한 예약제를 보완하라는 여론이 많았다”며 “관람객이 상대적으로 한가한 오후시간대에 예약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번주까지 시뮬레이션 검토를 거쳐 다음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대 이하의 관람객 유치 등에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며 “박람회장 최대 볼거리인 빅오 멀티미디어쇼 공연을 현행 하루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쾌적한 관람여건을 마련해 당초 관람객 유치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신설 중인 K팝 공연 특설무대와 관련해 그는 “현재 공연장인 빅오해상무대의 관람석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는 데다 폐막 후에도 여수 일대가 K팝 공연의 메카로 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흥행 부진으로 적자 우려

11일까지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은 총 153만여명이다. 하루 평균 5만여명이 다녀갔지만 조직위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조직위는 엑스포 전 하루 입장객이 평균 11만명에 달해 개장 93일간 최대 1080만명이 박람회장을 다녀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추세라면 500만명을 채우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관람객 동원 차질로 ‘흑자 박람회’를 기대했던 조직위는 ‘적자’를 우려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조직위의 빗나간 예상은 흥행뿐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미디어 키오스크 등 예약기기 등은 먹통이 되기 일쑤였고 원활한 관람객 수송을 위해 마련한 환승주차장 운영도 버스 배차 등에서 문제가 발생해 관람객들의 원성을 샀다. 국제관의 경우 박람회장 개장 후에도 여전히 공사를 진행하는 등 운영 면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최대 복병, 장마와 올림픽

여수엑스포의 자랑인 다양한 문화공연, 특히 빅오 해상쇼 등은 비와 바람에 축소 또는 취소된 사례가 많았다. 올여름은 여수 등 남해안 일대에 긴 장마전선이 형성돼 예년보다 비오는 날이 늘어날 것이란 게 기상청의 예보다.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7월27일~8월12일이 여수엑스포의 최대 성수기와 겹치는 점도 조직위의 고민거리다. 조직위 관계자는 “장마에 대비해 실내 행사를 늘리고 올림픽 기간에는 박람회장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으로 경기를 중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여수=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