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뮤지컬들이 6월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브로드웨이 흥행 뮤지컬 ‘위키드’에 이어 ‘시카고’가 개막했고 ‘헤어스프레이’ ‘맨 오브 라만차’ 등이 잇달아 관객들을 만난다.

올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온 ‘위키드’는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비튼 이야기다. 200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래 9년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작품으로 첫 내한공연이다. 전 세계적으로 25억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였고 국내에서도 개막 2주째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28일 첫 티켓 판매 때 2만3000장이 팔렸고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6월분 티켓의 92%가 소진됐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지난주 개막한 ‘시카고’도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작품이다. 1996년 초연 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되는 장수 뮤지컬.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당대 최고의 배우 벨마 켈리(인순이, 최정원 분)와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코러스 싱어 록시 하트(아이비, 윤공주 분)가 살인사건으로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겪는 이야기다. 박칼린 음악감독이 이끄는 15인조 재즈 빅밴드가 관객을 찾아간다. 10월7일까지 신도림 디큐브 아트센터.

‘헤어스프레이’도 놓쳐선 안 될 작품이다. 1960년대 초반 뚱뚱하지만 고운 마음을 가진 10대 소녀 트레이시가 TV 댄스경연대회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1988년 존 워터스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2002년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을 거둔 후 웨스트엔드, 캐나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선 세 번째 공연이다. 신나는 음악과 경쾌한 댄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별미다. 오소연 김민영 공형진 안지환 등이 출연한다. 13일부터 8월5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맨 오브 라만차’는 영화 ‘너는 내운명’ ‘댄싱퀸’의 배우 황정민으로 주목받은 작품.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했다. 세르반테스가 감옥 안에서 죄수들에게 자신의 소설을 극중극 형식으로 들려준다. 196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토니상 5개 부문을 석권하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국내에선 다섯 번째 공연이다. 22일부터 10월7일까지 샤롯데씨어터.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