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신용강등? 유로존이 떨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신용등급을 추가로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8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최고 등급(AAA) 국가 독일 프랑스를 포함한 모든 유로존 회원국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은행권 구제금융도 일부 국가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무디스는 밝혔다.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 부실이 유럽중앙은행(ECB) 자금의존도가 높은 이탈리아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할 경우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 취약국들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정적 관찰 대상은 3개월 내 신용등급이 떨어질 확률이 50% 이상에 달한다는 뜻이다.

피치는 이날 스페인 11개 지방정부와 5개 공공기관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전날인 7일 스페인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 내린 데 따른 후속조치다. BBB는 한국(A+), 폴란드(A-), 슬로베니아(A)보다 낮고 태국, 카자흐스탄, 멕시코 등과 같은 수준이다.

미국 금융권에도 신용등급 강등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무디스가 이번 주 세계 17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강등 대상에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대형은행 5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발표한 JP모건은 신용등급이 2단계 이상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미국 대형 펀드들은 이들 은행과의 거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제임스 매카시 골드만삭스 공동 수석은 “무디스의 조치가 앞으로 다가올 일(다른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