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영등포동 쪽방촌 95실의 안전시설을 보강하고 단열·방수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하는 등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사업 대상지역은 서울 영등포동 426 일대 2.31~4.95㎡ 크기의 쪽방 95실이 들어선 건물 한 개 동이다.

리모델링은 화재에 대비한 간이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열악한 공동부엌, 공동화장실 등 위생 설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또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난방·단열·방수환경을 개선하고 도배·장판 등도 고칠 계획이다.

공사 중 주민들은 인근 영등포고가교 아래에 마련된 컨테이너형 임시 숙소에서 머물게 된다. 임시 숙소는 2인실 9실, 1인실 17실과 샤워실 창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는 이달 중 설계용역을 마치고 오는 10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 거주민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시범사업을 통해 쪽방촌의 건물환경과 거주민들의 요구 등을 파악해 ‘쪽방촌 주거환경개선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시범사업지 주변 쪽방촌과 서울시의 다른 쪽방촌으로도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시에는 현재 5개 지역 286동, 3487실의 쪽방이 산재해 있다.

쪽방촌 개선사업 실시에 앞서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이날 영등포동 광야교회에서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임명희 광야교회 목사, 김명준 건물주 대표와 함께 ‘영등포동 쪽방촌 리모델링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을 맺었다.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시범사업 추진과 임시거주시설 건립을 적극 지원하고, 건물 소유자와 광야교회는 리모델링 후 향후 5년간 임대료 상승이 없도록 협조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시장 취임 첫날 찾은 영등포 쪽방촌에서 협약식을 개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이번 협약체결과 시범사업을 통해 민·관이 힘을 합쳐 쪽방 거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외면하지 않고 어루만지며 함께 나아갈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