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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代를 잇는 家嶪…2세가 뛴다] (143) "약품생산 말단부터 시킨 아버지 이젠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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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피엠테크

    도전정신 강조한 아버지
    日업체와 거래중단 위기…자체 기술개발로 극복

    26년만에 사장 승진한 아들
    다양한 부서 거쳐 현장공부…美·中 등 해외시장 적극 진출

    “처음엔 서운했죠. 아들인 제게 아무런 특혜도 주지 않으셨으니까요.”

    표면처리약품 업체 케이피엠테크의 채병현 사장(53)은 1985년 아버지 채창근 회장(75)의 부름을 받고 회사에 들어왔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완구 사업을 하길 원했지만 이를 포기하고 입사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은 건 한참 후였다. 입사 26년 만인 지난해에서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것.

    입사 후엔 약품생산 현장의 사원부터 시작했다. 그 후엔 다양한 부서의 직책을 두루 거쳤다. 다른 직원들과 승진 속도도 같았다. 사장이 되기전까지 아들이라고 승진에서 혜택을 본 게 거의 없다.

    여기엔 채 회장의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채 회장은 “회사를 운영하려면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기술을 익히고 여러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채 사장도 이젠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고 있다. 채 사장은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그 과정을 통해 아버지의 경영 방식 등을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 사장은 CEO에 오른 뒤 케이피엠테크의 제2 도약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위기가 닥쳤지만 이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일본 우에무라사가 거래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 해왔지만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로 만든 것이다.

    우에무라는 채 회장과 오래 전 인연을 맺은 업체다. 1970년대 한국에선 표면처리도금 기술이 전혀 발달하지 못했다. 대부분 일본 회사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었다. 채 회장은 이를 국산화해야 겠다고 결심, 세계 1위 표면처리 업체였던 우에무라의 문을 두드렸다. 채 회장이 수차례 일본을 방문하면서 공을 들인 결과 우에무라 측은 채 회장에게 우에무라 한국법인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채 회장은 이를 거절하고 1971년 케이피엠테크를 설립했다. 강경한 대응에 우에무라의 태도도 달라졌다. 채 회장은 “국산화를 하겠다는 열의를 인정해 주고 기술을 전수해 줬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40년간 동반자 관계였던 우에무라는 한국 시장이 급성장하자 케이피엠테크에 결별을 통보했다. 날벼락이었다. 케이피엠테크는 우에무라와 기술 제휴를 맺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우에무라 제품을 국내에서 일부 판매하고 있기도 했다.

    이에 채 사장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기존에 전수받은 기술이 아닌 자체 기술을 개발해 낸 것. 채 회장이 표면처리 기술을 처음으로 국산화시킨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사업 다각화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케이피엠테크는 자동차 시트부품 업체인 ‘제일정공’을 인수했다. 항바이러스 섬유사업도 하고 있다. 실이나 원단표면에 약품처리를 해 세균을 없앴으며 현재 서울대 건강검진센터에 환자복, 의사가운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 미용기기 사업도 하고 있다. 채 사장은 “기존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 왔지만 신규 사업을 통해 외형적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칭다오 지역에 지사를 두고 표면처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동남아 지역으로는 미용기기를 본격 수출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자회사를 포함해 올 한 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00%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엔 755억원 수준이었다. 채 사장은 “사업 구조를 대폭 개편하고 해외에도 본격 진출하면서 더욱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산=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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