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女 입술'…불황 아이템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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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입술 색깔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경기 불황을 알리는 대표적인 신호탄이다. 경기 침체기에는 고가 제품 대신 저렴하면서도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붉은색 립스틱을 비롯해 넥타이, 매운 음식 등 '불황 아이템'이 다시 뜨고 있다.
◆ '싼 값에 큰 효과' 립스틱·넥타이 인기
5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헤라' 브랜드에서 붉은 계열 립스틱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LG생활건강 '오휘' 립스틱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났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적은 비용을 들여 얼굴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립스틱의 인기가 높다" 며 "불황으로 인기 있는 립스틱 색깔이 핑크색에서 오렌지, 붉은 계열로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용 넥타이와 액세서리도 불경기를 타고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지난 5월 말 넥타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에서는 1월부터 5월까지 남성용 액세서리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0% 가량 증가했다.
특히 넥타이의 경우 '쿨비즈' 확산으로 노타이, 반바지 차림의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매출이 늘어나 눈길을 끈다. 넥타이는 립스틱과 같이 비교적 저렴한 값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한 벌의 정장으로 여러 벌의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을 맞아 넥타이의 매출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늘어났다" 며 "남성들 사이에서도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패션 소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스트레스 해소용' 매운 음식 매출 증가
불황으로 인해 매운 음식도 인기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뇌 신경을 자극해 엔도르핀이 나오게 한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매운 음식이 당기는 것.
지난해 비교적 순한 맛의 하얀국물 라면에 주력하던 라면업체들은 이런 수요를 예측해 '더 빨갛고, 더 매운 맛' 라면을 잇따라 선보였다. 올 상반기 라면시장에선 청양고추보다 2~3배 더 매운 하늘초고추를 사용한 라면부터 매운 맛을 수치로 나타내는 '스코빌지수(SHU)'를 도입한 라면까지 다양한 매운 맛 제품들이 등장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농심 '신라면'·'진짜진짜', 팔도 '남자라면'·'틈새라면' 등 대표적인 매운 맛 라면들의 판매량은 전달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라면뿐 아니라 죽 시장에서도 매운 맛 제품이 강세다. 아플 때 먹는 특별식으로 알려져 있는 죽은 대부분의 제품이 심심한 맛이지만 짬뽕죽, 김치죽, 빨간낙지죽 등 매운 맛을 강조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죽 프랜차이즈 1위 본죽의 경우 매운 죽이 월 평균 15만 그릇씩 판매되고 있다.
안성수 한국조리사관전문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며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누적돼 소비자들의 매운 맛 수요도 늘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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