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4일부터 무료음성통화 서비스…국내 가입자 3500만, 이통사 '직격탄'
카카오톡 운영업체인 카카오가 4일부터 시범테스트 형식을 빌려 무료 음성통화(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 국내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통신업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 모바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의 국내 가입자가 35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통신 관련 무료 서비스가 증가할수록 이동통신사의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사에 직격탄 될 수도

카카오는 ‘이용자들이 데이터 사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의 mVoIP를 가입자들이 이용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앞으로 이동통신사와 의견 조율을 해야겠지만 이용자가 데이터 이용료를 이미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가 추가로 망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지난달 25일부터 전 세계 200여국에서 mVoIP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국’을 서비스 대상지역에서 제외했다. 이동통신사의 눈치를 봤다는 얘기다.

실제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30일 “국내에서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 글로벌에서 서비스를 우선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내에는 국내 보이스톡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톡 국내 가입자들이 ‘역차별’이라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카카오는 결국 김 의장의 발언이 나온 지 1주일도 안돼 보이스톡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성통화에 문제 없어

일단 정식 서비스가 아닌 베타 테스트로 무료 음성통화가 제공된다. 카카오톡의 설정 부문에서 ‘보이스톡 날개 우선적용 신청’란에 들어가 ‘보이스톡 날개 신청’을 터치하면 무료 통화가 가능해진다.

‘보이스톡 테스트 신청 동의서’에서는 ‘보이스톡은 전화가 아니라 mVoIP 데이터 통신망 기반의 실시간 음성대화 기능임’ ‘폰모델, 통신망이나 요금제에 따라 잘 안 될 수도 있음’ 등이 담겨있다. 기자가 직접 와이파이망을 통해 통화해본 결과 가끔 뚝뚝 끊기기는 했지만 통화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동통신사들은 카카오톡의 mVoIP 서비스 시행을 두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NHN의 라인이나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온톡 등이 mVoIP 서비스를 이미 지원하고 있지만 해외를 포함한 총 가입자가 46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톡과 비교하면 이용자가 적다. 국내에선 “카카오톡을 쓸 수 없으면 스마트폰이 아니다”란 말을 할 정도다. 하루에 카카오톡으로 전송되는 메시지 숫자는 10억건이 넘는다.

○망 중립성 논란 재연 가능성

이통사들은 카카오가 자신들의 통신망을 이용해 음성 서비스를 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해외 주요국 이동통신사들은 무료 음성통화를 전면 차단하거나 충분한 요금 수준에서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조속한 정책(마련)이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조치가 당장 어렵다면 시장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트래픽 부담을 누가 떠안아야 하는지를 따지는 망 중립성 논란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현재 일정 가격 이상 요금제를 쓰는 사람은 mVoIP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카카오톡이라고 특별히 다른 정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파이망에서는 제한없이 쓸 수 있다.

김주완/이승우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