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해외 자원 확보라는 목표만 갖고 지구 26바퀴를 돌았는데 임기 만료를 두 달여 앞두고 남은 것은 터무니없는 소문과 억측들 뿐입니다.”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최근 감사원의 ‘해외 자원개발 도입 및 실태’ 감사 결과로 불거진 △동양시멘트에 대한 1500억원 특혜 대출 △암바토비 광산 지분 헐값 매각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연루설 등의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시멘트 회사가 왜 광물공사의 지원 대상이 됐나.

“동양시멘트는 시멘트 생산뿐만 아니라 삼척 광산에서 연간 3만의 석회석을 캐내는 광물 가공업체다. 이번에 처음 지원한 것도 아니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명목으로 총 316억원을 융자 지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 경색으로 일본 자본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던 토종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단일 회사에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은 너무 큰 것 아닌가.

“옛날의 광물공사가 아니다. 공사의 사업 규모 자체가 커졌다. 전임 사장들이 40년간 해외 광산에 투자한 돈은 총 4000억원(20개 사업)에 불과했다. 반면 내가 2008년 8월 사장을 맡은 이후 4년간 투자한 돈은 1조7000억원(17개 사업)이다. 1500억원이 크다면 큰 돈이지만 광물공사 전체 사업비를 감안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광산 선박 땅 등 1조원 이상의 담보를 잡아 떼일 걱정도 없는 돈이다. 연 3%대인 정책 지원자금 금리보다 훨씬 높은 연 7% 안팎의 금리를 적용했는데 무슨 특혜인가.”

▷지원 절차에 아무런 의혹 소지가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2009년 8월 담당 직원 3명이 동양시멘트 대출 건에 대한 보고를 해 두 번의 이사회를 열었다. 감사원은 해외 사업에만 한정된 회사채 발행 목적을 어겼다고 지적했는데 그렇지 않다. 한국광물자원공사법 14조에는 사채 발행 목적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의 친분설 등도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

“소설 같은 얘기다. 이 전 의원은 물론 측근과의 연락도 일절 없었다. 금방 드러날 거짓말을 왜 하겠는가. 볼리비아 리튬광산 개발권을 따기 위해 볼리비아에 11번 갔는데 이 전 의원과 6번 같이 갔다. 볼리비아 대통령 면담을 주선하는 등 리튬자원 확보에는 분명히 이 전 의원의 역할이 컸다. 그것뿐이다.”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 5%를 헐값에 삼성물산과 현대중공업에 넘겼다는 지적도 있다.

“가격 평가 기준이 달라 발생한 견해 차이일 뿐이다. 감사원 지적처럼 931억원의 손실을 자초한 게 아니라 투자 원금 대비 236억원의 매각 이익을 얻은 거래다. 이익 못지 않게 1600억원의 해외 사업 투자금을 마련한 효과도 거뒀다. 지분 매각 작업을 벌인 2009년은 금융위기 이후 해외 유망 광구나 자원기업을 저가에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덕분에 멕시코 볼레오 광산 및 캐나다 캡스톤사 인수 등 미주 구리 벨트를 구축할 수 있었다.”

▷지금 솔직한 심정은 어떤가.

“모두 부덕의 소치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감사원 지적 사항과 관련 어떤 로비나 압력도 없었다. 모두 다 객관적 근거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일이다. 이달 10일까지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할 것이다. 실추된 공사 이미지와 공직생활 30년간 쌓아온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