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까칠한 봉균씨…"국보위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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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신군부 차출 거부
강봉균 전 의원은 관료사회에 까칠한 성격으로도 이름나 있다. 서슬 퍼렇던 신군부도 강 전 의원을 마음대로 하지는 못했다. 1980년 5월 말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임시행정기구인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꾸렸다. 국보위는 각 정부 부처에서 유능한 과장들을 차출했다. 당시 강경식 차관보는 강봉균 예산정책과장을 불러 “경제기획원에서는 당신이 뽑혔다”고 통보했다.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국방부에 파견 나갔다가 국보위 운영위 간사로 있던 문희갑 씨(전 대구시장)가 강 과장을 찍었다는 것.
본인 의사를 묻지도 말고 바로 보내야 할 사안이었다. 하지만 평소 그의 성격을 잘 알던 강 차관보는 ‘혹시나 사표 던지고 나가버릴까’하는 마음에 귀띔을 해 줬다. 강 과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사표 내는 한이 있어도 안 갑니다”고 답했다. 강 차관보는 “당신이 아직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모르는 모양인데, 가고 싶다고 가고, 아니라고 안 가는 게 아니다”며 호통을 쳤다.
하지만 강 과장은 문 간사를 만나 “도저히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당신 승진도 해야 하는데…. 그럼 다른 사람을 추천해 봐.” 그렇게 대신 차출된 사람이 서울대 64학번 동기로 경제기획원 차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한이헌 씨였다. 중앙부처 과장들 중에 국보위 차출을 거부한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고 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본인 의사를 묻지도 말고 바로 보내야 할 사안이었다. 하지만 평소 그의 성격을 잘 알던 강 차관보는 ‘혹시나 사표 던지고 나가버릴까’하는 마음에 귀띔을 해 줬다. 강 과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사표 내는 한이 있어도 안 갑니다”고 답했다. 강 차관보는 “당신이 아직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모르는 모양인데, 가고 싶다고 가고, 아니라고 안 가는 게 아니다”며 호통을 쳤다.
하지만 강 과장은 문 간사를 만나 “도저히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당신 승진도 해야 하는데…. 그럼 다른 사람을 추천해 봐.” 그렇게 대신 차출된 사람이 서울대 64학번 동기로 경제기획원 차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한이헌 씨였다. 중앙부처 과장들 중에 국보위 차출을 거부한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고 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