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못잡는 손님-손님 찾는 택시 바로 연결"
택시를 잡지 못해 장시간 길거리에 서 있는 손님, 빈차로 운행하면서 기름만 낭비하고 있는 택시 운전자. 서울 등 대도시 도심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두 대학생이 냈다. 손님과 택시 운전자를 직접 연결시켜 주는 ‘TAXInI’란 시스템을 개발했다. 손님들은 스마트폰에서 앱을 다운받고 자신의 위치를 택시 운전자들에게 알려준다. 근처에 있는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을 통해 도착 예정 시간과 택시 번호를 고객에게 전송한다.

이 시스템을 고안한 주인공은 최홍우 성균관대 학생(25·기계공학과 4학년·오른쪽)과 곽지훈 고려대 학생(25·미디어학부 4학년·왼쪽)이다. 두 사람은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플래툰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유럽-코리아 비즈니스 아이디어 경진대회’ 최종 결선에서 이 시스템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Balls Friend’이란 이름으로 출전한 두 사람은 우승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 행사엔 전국 58개 대학에서 358명이 참가했다. 그중 최종 선발된 10개 팀이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곽씨는 “택시를 잡을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며 “이를 출시하면 연간 4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대회에선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소개됐다. 2위에 오른 ‘Smart Parking’팀(서강대 경영학과 이준영 씨 등 4명)은 주차 공간을 검색해 주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 시스템을 장착한 CCTV가 설치된 건물 안에선 운전자들은 내비게이션으로 주차 정보를 전송받을 수 있다. 이씨는 “건물 안에 들어가서도 주차할 곳을 찾아 한참을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변 상태를 체크해 주는 앱을 개발한 ‘36.5°’팀(울산대 전기공학과 한상율 씨 등 3명)은 3위를 차지했다. 비데에 셋톱박스를 장착해 배변의 모양, 냄새 등을 확인한 후 ‘D!Let’이란 앱으로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 팀은 ‘최고혁신상’도 함께 받았다. ABB 보쉬 지멘스 포르쉐 등 주한유럽상의 소속사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대회에 참가한 김효빈 연세대 학생(국제학부 3학년)은 “아이디어를 평가받으며 창업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었다”며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들로부터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들도 배웠다”고 말했다. 마리나 파옌 주한유럽상의 이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