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학래 씨의 '두가지' 고민…중식당 주차장은 좁고 사는 아파트 낡았는데
개그맨이자 중식당 ‘차이나 린찐’의 대표인 김학래 씨(58). 요즘 그의 고민은 중식당의 주차난과 낡아가는 집이다.

서울 올림픽공원 북2문 앞에서 10년 전 시작한 중식당은 성업 중이다. 지금 살고 있는 풍납동 극동아파트도 식당과 가까워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식당은 주차장이 부족해 불만이고 낡아가는 아파트에서 계속 살지도 고민이다.

그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경매 및 부실채권(NPL) 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와 함께 1일 그의 중식당을 찾았다. 정 변호사는 경매 관련 송무, 경매컨설팅, 경매펀드 운용 등 원스톱 경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전문가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행복한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이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개그맨 김학래 씨의 '두가지' 고민…중식당 주차장은 좁고 사는 아파트 낡았는데
김씨의 중식당은 성내동 주상복합 1층에 자리잡고 있다. 식당은 248㎡(약 75평) 규모로 넓은 편이다. 김씨가 이곳을 선택한 것은 아내 임미숙 씨가 이 동네에서 자란 터라 상권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는 주변에 중식당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차이나린찐이란 중식당을 열었다. 린찐은 그와 아내의 성(性)인 ‘임’ ‘김’의 중국식 발음이다.

김씨는 “20년 전부터 부업으로 일산 미사리 강남 대방동 등에서 피자집 카페 고깃집 등을 차례로 해봤다”며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잘 아는 지역에서 잘 아는 사업을 해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선택은 부동산 재테크 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 그는 세를 얻어 장사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은행 이자를 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직접 땅과 건물을 매입하는 것을 고집했다. 김씨는 “사업은 망해도 땅은 남는다”고 말했다.

당시 차이나린찐이 들어선 1층 상가의 매입가격은 3.3㎡당 2000만원대. 올림픽공원 주변의 맛집들이 뜨면서 지금은 3.3㎡당 5000만원 이상 호가한다. 16억원 수준이던 상가값은 최소 30억원을 웃돈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평가한다.

정 변호사는 “기본기가 탄탄한 투자자”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자산이 잘 아는 지역의 부동산을 선택해 실패 가능성을 줄였다는 점에서다. 또 올림픽공원 주변 상권의 잠재력을 앞서 간파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는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다만 “주차장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곳은 대중 교통이 불편해 대부분 손님이 차를 끌고 온다. 그러나 수용할 수 있는 자동차는 20대에 불과하다. 때문에 김씨는 이 식당의 주차 관련 비용(발레 파킹비, 직원 월급, 주차비 등)으로만 한 달에 1000만원씩 지출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주차장 관리비용이 이 정도면 주위 건물을 매입해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며 “직접 중개업소를 통해 건물을 알아보다 보면 호가가 올라갈 수도 있는 만큼 여유를 가지고 대리인을 앞세워 매물을 알아보거나 경매물건을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정 변호사는 그러나 “주차장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입소문이 많이 났고 부동산 가치도 높은 식당을 섣불리 옮기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의 또 다른 고민은 집이었다. 그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인근 풍납동 극동아파트. 식당과 가까운데다 녹지도 많아 만족하고 있다. 다만 생활이 안정을 찾으면서 노후를 보내기에 더 적당한 곳은 없는지 알아보고 있다.

김씨가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와 올림픽공원 주변의 고급빌라. 강동권의 대표적 재건축 대상아파트인 둔촌주공은 1만1200여가구(신축 후 기준)의 매머드급 단지다. 자연환경이 쾌적한 데다 지하철 9호선도 단지 앞에 들어올 예정이다. 고급빌라의 경우 올림픽공원 조망권이 좋고, 사생활 보호에도 유리하다.

정 변호사는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김씨에게 적당한 물건들”이라며 “집값이 바닥을 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나 내년쯤 경매로 매입하면 싸게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강남권 고급빌라는 최근 감정가격의 60%대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 실수요자에겐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김씨도 정 변호사의 말에 동의했다. 그는 “부동산으로 큰돈을 버는 시대는 지난 것 같고 부동산 시장 바닥은 내년쯤으로 본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여유를 가지고 경매 물건을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연예인들은 주변 사람들보다는 검증된 전문가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인들의 말에 넘어가 쓸모없는 땅이나 집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는 연예인들이 의외로 많아서다.

사기를 여러 차례 당한 경험이 있는 김씨도 “개그맨 K씨는 IMF 외환위기 직후에 압구정동에 건물 두 채를 사서 요즘 월 4000만원의 월세를 받고 있다”며 “선견지명이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