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암에 걸렸던 사람도 또 다시 보험금을 탈 수 있는 ‘두번째 암보장 보험’이 인기다. 작년말 출시 후 20만여 건의 가입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선보인 AIA생명의 ‘두번째 암보험’은 한 달만에 8500여 건 판매됐다. 일평균 250여 건씩 가입됐다. 월납초회 보험료는 2억6000여 만원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6개월 가량 늦게 상품을 출시했지만 목표 대비 3~4배 많은 실적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동부화재가 올초 내놓은 ‘2차 암보험’은 1만8300여 건 가입됐다. 수입보험료는 9억7000여 만원이다. 현대해상의 ‘재발암 보장 암보험’은 작년 10월 출시 후 올 4월까지 8만9000여 건 판매됐다. 월납초회 보험료가 45억원에 달한다. 현대해상 측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보험 시장이 침체됐는데도 재발암 보험이 월평균 6억4000만원 씩 팔리고 있다”며 “업계 전체적으로 두번째 암보험이 20만여 건 판매됐다”고 전했다.

두번째 암보험이 인기를 끄는 배경은 작년말까지 재발암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이 거의 없었던 탓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암환자의 생존확률이 높아졌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병행하면 일반인과 비슷한 수명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암 발병 후 생존자는 80여만 명이다.

두번째 암보험은 작년 9월 메트라이프를 시작으로 10여개 생·손보사가 취급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최근 2차암 보험을 내놓는 등 신상품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품별로 암의 범위와 보장개시일, 납입기간이 제각각이어서 가입 전 확인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두번째 암이 첫번째 암과 다를 때만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첫번째 암과 관계없이 지급하는 등 회사마다 상품 특성이 다르다”며 “계약갱신 때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