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술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이 회사의 물품을 구입하는 등 편의를 봐준 한국전력 직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잡혔다.

검찰에 따르면 일부 한전 직원들은 업체로부터 매달 100만~200만원을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받아챙겼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업체로부터 2000만~5000만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한전 1급 처장 2명(불구속)과 2급 부장 2명(구속) 등 4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전 한전 설비진단센터장인 지모씨(57·1급 처장)는 지난해 전력기술업체인 A사의 허모 대표(46)를 만나 이 회사 초음파 진단기를 구입하는 대가로 4000만~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 한전 본사 기업수출지원팀장인 선모씨(54·1급 처장)는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A사의 초음파 진단기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홍보해 주고, 사례비 명목으로 2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한전 서울본부 배전운영팀장인 최모씨(48·2급 부장)는 한전과 공동으로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도와준 사례비로 최근까지 A사로부터 매월 150만~200만원씩 모두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전 서울 동부지사 배전관리팀장인 이모씨(50·2급 부장)도 진단 프로그램 공동 개발의 명목으로 A사로부터 외상 술값과 명절 선물비를 대신 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A사 및 뇌물을 주고받은 인물들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