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국유은행들이 유럽 은행들과 거래를 줄이거나 아예 중단했다. 금융 불안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유럽의 미래를 신뢰한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행동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5대 은행 가운데 공상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등 3개 은행은 소시에테제네랄,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 등과 대출 및 파생상품 거래를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이들은 스위스 UBS와도 일부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은행들의 이런 조치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 조치가 유럽 은행들의 자금조달과 거래 포지션 등에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은행들이 글로벌 자금과 파생상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경우 파생상품 투자 비중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전체 자산의 0.1%인 112억위안에 불과하다. 중국 은행들의 유럽 국가 채권 보유량도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국가 소유인 중국 은행들의 이런 조치는 “중국이 유럽을 신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오칭밍(趙慶明) 건설은행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유럽을 지지한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부의 입장”이라며 “중국 상업은행들은 상장사이고 그들에게는 주주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