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에 나선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 EU가 중국 통신장비회사인 화웨이와 ZTE를 덤핑 혐의로 조사하고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지난주 당국자회의에서 “화웨이와 ZTE가 중국 정부의 불법 보조금을 받았다는 확실한 증거를 잡았다”며 “이르면 다음달 대규모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유럽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등 유럽 회사들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세계 2위인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 320억달러로 1위 에릭슨(345억달러)에 바짝 따라붙었다.

중국 측은 반발했다. 화웨이는 “불법적인 정부 보조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언론 보도만을 근거로 일방적으로 계획된 집행위의 조사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집행위가 기업의 제소 없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집행위가 강도 높은 보복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상당수 유럽 기업이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중국 시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