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 위기로 뒤흔들린 증시에서 중소형주가 먼저 반등하려는 것일까.

29일 증권사들은 앞다퉈 스몰캡(중소형주)의 성장성에 주목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종가를 기준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18일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지수는 2.34% 반등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3.05% 상승해 오름폭이 다소 높았다.

이날 NH농협증권은 에스맥, 하이투자증권은 매일유업 컴투스,이트레이드증권은 아이테스트 대한제분 키이스트, 메리츠종금증권은 비에이치 일진디스플레이 파트론, 신한금융투자는 한국카본, 현대증권미래나노텍, HMC투자증권은 웹젠에 각각 주목했다.

이들은 모두 증권사가 따로 투자 등급을 제시하지 않은, 시가총액 1000억~3000억원 사이의 중소형주들이다. 증권사들은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수치적으로 명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중소형주에 주로 NR(Not Rate) 보고서를 내곤 한다.

최보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어려울 때 대형주와 중소형주 중 뭘 먼저 팔겠느냐"며 "중소형주가 최근 급락장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가격 매력이 부각된 업체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실적의 가시성이 높은 업체들이 주목받곤 했다"며 "스마트폰, 중국 소비 등으로 전방 수요가 탄탄한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증시 여건이 녹록치 않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유성모 신한금융투자 스몰캡 팀장은 "실적이 비교적 안정적인 정보기술(IT)과 중국 소비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면서도 "아직 스몰캡이 적극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경기가 활황세로 접어든다면 실적 개선폭이 큰 스몰캡들이 주가 상승폭도 크겠지만 올 3분기 중반 이후가 돼야 실적에 대한 확신이 생길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단기적인 대안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문현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 대응에 무게를 뒀다. 그는 "당사에서 다루는 스몰캡들의 1분기 실적은 생각보다 양호했지만 유럽이나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워낙 불안해 크게 먹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스몰캡에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루머에 휘둘리지 말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등을 따져 단기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