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페이스북의 지옥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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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맨 젠킨스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나스닥이 페이스북의 주식상장을 얼마나 훼방놨을까? 서비스업종인 나스닥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페이스북 주식거래를 예정된 시간에 시작하지 못했고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의 주문 일부를 처리하지 못했으며 주문내역 확인도 뒤늦게 보냈다.
만약 페이스북 주식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주가는 급등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류 덕택에 모건스탠리와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책임 일부를 나스닥에 떠넘길 수 있게 된 것은 확실하다.
모건스탠리가 성공적으로 주식을 상장한 것이라면 왜 아무도 만족하는 사람이 없을까? 페이스북 주가가 첫날 급등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주시한 다른 기업들이 모건스탠리에 주식상장을 맡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건스탠리는 상장주식 수를 늘리고 공모가를 높였다. 목표로 했던 공모가 38달러를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주가급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나스닥에 화살을 돌릴 것이다.
주주들과 긴장 고조될 것
페이스북 주식 상장이 어렵게 출발한 것은 앞으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성과에 대해 투자자들이 나스닥의 실수 때문이라고 탓할 수 있게 됐으니 얼마나 편한가.
기업들이 상장할 때 첫날 주가가 급등하도록 공모가를 낮게 잡는 이유가 있다. 기대치를 낮춰 투자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페이스북은 이미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게 됐다.
일반 투자자들이 페이스북 기업가치를 1000억달러로 매길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저커버그가 적극 활용하고자 했음은 명백하다. 그는 매출이나 이익을 내는 능력이 증명되지 않은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높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러나 그가 일반 투자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이들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이익을 창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시장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논점은 명확해졌다. 페이스북 상장 첫날의 거래 지연과 컴퓨터 매매에 대한 불만이 밥 그리펠드 나스닥 CEO에게 쏟아질 것이다. 오류 때문에 페이스북 상장 첫날 주식을 사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로서는 잘된 일이다. 페이스북 주가가 거품이 빠진 30달러 선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이 차익을 노리는 대형 기관투자가가 아닌 진정한 투자자의 손에 들어가기를 바랄 것이다. 기업공개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현명한 투자자들이 제공하는 경영전략 및 실행 피드백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른다.
증시는 자본주의가 수행되는 곳이다. 저커버그가 기업지배구조 규제나 독립적인 이사회, 일반 주주의 간섭을 바라지 않는지는 모르지만 그럴수록 페이스북 주가를 통해 드러난 시장의 피드백을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 수익성 있는 기업을 운영해 주주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페이스북 운영에 간섭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홀맨 젠킨스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 정리=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이 글은 홀맨 젠킨스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가 ‘지옥에서 온 IPO?(The IPO From Hell?)’란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만약 페이스북 주식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주가는 급등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류 덕택에 모건스탠리와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책임 일부를 나스닥에 떠넘길 수 있게 된 것은 확실하다.
모건스탠리가 성공적으로 주식을 상장한 것이라면 왜 아무도 만족하는 사람이 없을까? 페이스북 주가가 첫날 급등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주시한 다른 기업들이 모건스탠리에 주식상장을 맡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건스탠리는 상장주식 수를 늘리고 공모가를 높였다. 목표로 했던 공모가 38달러를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주가급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나스닥에 화살을 돌릴 것이다.
주주들과 긴장 고조될 것
페이스북 주식 상장이 어렵게 출발한 것은 앞으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성과에 대해 투자자들이 나스닥의 실수 때문이라고 탓할 수 있게 됐으니 얼마나 편한가.
기업들이 상장할 때 첫날 주가가 급등하도록 공모가를 낮게 잡는 이유가 있다. 기대치를 낮춰 투자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페이스북은 이미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게 됐다.
일반 투자자들이 페이스북 기업가치를 1000억달러로 매길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저커버그가 적극 활용하고자 했음은 명백하다. 그는 매출이나 이익을 내는 능력이 증명되지 않은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높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러나 그가 일반 투자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이들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이익을 창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시장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논점은 명확해졌다. 페이스북 상장 첫날의 거래 지연과 컴퓨터 매매에 대한 불만이 밥 그리펠드 나스닥 CEO에게 쏟아질 것이다. 오류 때문에 페이스북 상장 첫날 주식을 사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로서는 잘된 일이다. 페이스북 주가가 거품이 빠진 30달러 선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이 차익을 노리는 대형 기관투자가가 아닌 진정한 투자자의 손에 들어가기를 바랄 것이다. 기업공개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현명한 투자자들이 제공하는 경영전략 및 실행 피드백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른다.
증시는 자본주의가 수행되는 곳이다. 저커버그가 기업지배구조 규제나 독립적인 이사회, 일반 주주의 간섭을 바라지 않는지는 모르지만 그럴수록 페이스북 주가를 통해 드러난 시장의 피드백을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 수익성 있는 기업을 운영해 주주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페이스북 운영에 간섭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홀맨 젠킨스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 정리=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이 글은 홀맨 젠킨스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가 ‘지옥에서 온 IPO?(The IPO From Hell?)’란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