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같은 곳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략컨설팅 업체 CVA의 볼프강 레만처 부사장(51·사진)은 28일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은 삼성이나 LG 같은 선도 대기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독일 DAV대에서 국제무역 경영학을 전공했다. 유럽 2위 글로벌 물류 회사인 GeoPOST의 이사 등을 지낸 물류 전문가이기도 하다. 1987년 설립된 CVA는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17개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는 전략 컨설팅 업체다. 서울 오피스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전체 인력의 3분의 1을 배치하고 있다.

레만처 부사장은 “한국의 대기업 집단은 좁은 국토 등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의 오너 및 가족 경영은 세계적인 현상으로 독특한 것이 아니다”며 “덕분에 기업의 영속성이 보장되고 가치가 잘 보존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대기업 집단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장과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기업 집단에 개선해야 할 점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은 ‘로열티’가 강하고 계급·서열적이어서 혁신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진정한 수출 강국이 되려면 물류 시스템을 좀 더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