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4위 은행인 방키아가 정부에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스페인 금융권 부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스페인도 결국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자금난을 겪고 있는 방키아에 190억유로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페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구제금융이다.

스페인 정부는 앞서 2주 전 45억유로를 투입해 방키아 지분 45%를 인수했다. 그러나 부실채권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추가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정부의 방키아 지분은 90%로 확대된다.

2010년 저축은행 7곳이 합병해 출범한 방키아는 부동산값 하락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로 어려움을 겪다가 국유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방키아를 스페인 금융권에서 가장 취약한 은행으로 지목 했다. 부실 위험이 높은 부동산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방키아를 비롯한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방키아를 비롯해 방코포퓰라르, 방킨테르 은행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정크등급인 BB+로 낮췄다.

금융시장은 불안감에 요동치고 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위험 수준인 6.31%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결국 EU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 경제와 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공적자금 투입이 정부의 재정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페인 정부가 지금까지 금융권에 쏟아부은 자금은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인 330억유로에 달한다. 후안 호세 토리비오 IESE 경영대학원 교수는 “스페인은 결국 EU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