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크기 1㎝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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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헬스
치료말고 지켜봐라
"0.5㎝ 이하이면 괜찮아…치명적 위험은 없어"
작더라도 수술해라
주변 림프절로 퍼질 가능성…재발확률 높고 폐 전이 위험
치료말고 지켜봐라
"0.5㎝ 이하이면 괜찮아…치명적 위험은 없어"
작더라도 수술해라
주변 림프절로 퍼질 가능성…재발확률 높고 폐 전이 위험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과거 암 발병률 ‘부동의 1위’였던 위암 환자 수가 지난해 4만4593명으로 전년보다 1.7% 줄어들었다.
반면 갑상샘암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4만6549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국내 최대 암환자 그룹이 됐다. 2009년 갑상샘암 환자가 3만1977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1만2500여명이나 늘어났다. 연평균 증가율이 무려 25%에 이른다. 주요 암 가운데 사망률은 여전히 폐암이 가장 높지만 환자 수와 발병률에서 갑상샘암이 1위에 올라선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한 해 평균 20만명 정도가 암에 걸리는 추세인데, 새롭게 암에 걸리는 환자 4명 가운데 1명은 갑상샘암이다. 갑상샘암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4~5배 많이 발병한다. 특히 30대 여성은 갑상샘암이 가장 많고 최근에는 20대 여성에게서 발병하는 확률도 높게 나타난다.
초음파로 갑상샘을 검사하는 경우가 늘면서 발견하는 암도 늘어났다. 초음파에서 종양이 보이면 놔두자니 찜찜해서 조직 검사를 받고, 여기서 암세포가 나오면 ‘그래도 암인데…’ 하는 생각에 수술까지 받는 사례가 다반사다. 갑상샘암 5년 생존율은 주요 암 중 가장 높은 99.7%다.
모든 암 중 발병률 1위지만 다행스럽게도 5년 생존율 또한 1위다. 갑상샘암에 걸려 죽는 사람은 사실상 거의 없다. 그래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90% 이상 완치 경향을 보인다. 크기가 작은 것은 환자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한갑상선학회는 0.5㎝ 이하 결절(結節·혹)은 아예 조직 검사나 치료를 하지 말고 지켜보라고 권고하고 있다.
성인 5~7% 갑상샘에 혹
성인 가운데 약 5~7%가 갑상샘에 혹이 있다. 이 중 악성 종양을 갑상샘암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5~10%에 달한다. 갑상샘 질환 중 호르몬 분비가 많은 기능항진증에 걸리면 몸에 열과 땀이 많이 나 특히 여름나기가 쉽지 않다. 연령별 발생률이 성별에 따라 달라 소아에서는 발생이 매우 드물다. 여자는 20세 이후부터 50세까지 증가하다 이후 감소한다. 이에 반해 남자는 40세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예후가 여성보다 좋지 않다. 발생 원인은 다른 암과 같이 △방사선 노출 △성호르몬 △요오드 섭취량 △가족력(유전) △흡연 △비만 등이 꼽힌다. 이 같은 원인은 남성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데 왜 여성에게 유독 갑상샘암이 잘 발생할까.
그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다양한 가설을 세워 놓고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류옥현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여성호르몬을 지목했다. 류 교수는 “여성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는 생식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갑상샘에도 있다”며 “여성은 남성보다 이 호르몬 수용체가 많이 자극돼 갑상샘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갑상샘 기능항진증과 같은 호르몬 변화에 따른 갑상샘 이상은 20~50세 가임기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경구피임약이나 여성호르몬제 복용이 갑상샘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갑상샘암을 치료 중인 환자는 주치의와 상의해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갑상샘암 1㎝ 이상이면 서둘러야
특히 갑상샘 유두암은 전체 갑상샘암 중 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비교적 악성도가 낮고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평생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장기로 전이가 드물고 잠복 상태로 있는 때가 많아 암 크기가 1㎝ 이하라면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지켜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일본에서는 이 논리에 따라 수술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국내 전문의들은 의견이 다르다. 정윤재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샘 유두암은 크기가 1㎝보다 작더라도 암조직이 갑상샘을 둘러싼 막을 벗어났거나 주변 림프절로 퍼지기도 한다”며 “이때는 치료 후 재발 확률이 높고 폐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중앙대병원 외과 교수 역시 “갑상샘 유두암은 주변 림프절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종양 크기가 1㎝ 이하인 상태에서 수술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1㎝ 이하라도 암세포가 갑상샘 주변 림프절로 퍼졌거나 갑상샘 밖으로 나와 신경 등을 침범하면 수술을 하는 것이 맞다고 밝히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 = 정윤재 중앙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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